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캘리포니아 사이언스센터에서 관람객들이 우주왕복선 '엔데버호'를 살펴보고 있다. 이 센터는 2011년 퇴역한 엔데버호를 이듬해 미국 우주항공국으로부터 기증받아 전시하고 있다.

국립부산과학관(이하 부산과학관) 개관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10월 개관 예정으로, 현재 공정률이 70%에 이른다. 이에 본사 취재팀은 부산과학기술협의회와 함께 미국의 주요 과학관을 돌아보고 이들의 운영방식과 전시 특징 등을 살펴봤다. 또 미국의 과학, 기술, 공학, 수학 통합교육인 STEM교육 현장 등을 방문해 바람직한 과학교육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알아봤다.


- 다양한 체험전시물 과학이해 높여
- 민관 공동운영으로 재정문제 해결

미국 캘리포니아 사이언스센터(California Science Center)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엑스포지션 공원에 있는 과학관으로, 1951년 문을 열었다. 개관 당시에는 캘리포니아 과학산업박물관이었다가 1998년 과학교육을 수행하는 현재의 이름으로 재개관했다.

■킬러 아이템·다양성으로 승부

지난 16일 방문한 이 센터(4180㎡ 규모)는 과학 원리를 체험교육으로 가르친다는 지침 아래 다양하고 특이한 전시물들을 갖추고 있었다. 센터 앞마당에는 지렛대 원리를 이용해 한 두 사람이 커다란 트럭을 들어올릴 수 있다는 것을 체험으로 알 수 있도록 하는 대형 전시물이 눈길을 끌었다. 단세포인 박테리아부터 사람에 이르기까지 생명의 세계를 다루는 '크리에이티브 월드', 400여 종이 넘는 식물과 동물 전시물을 갖춘 '에코시스템' 등에는 7세 이하의 어린이들이 쉽고 간단하게 과학을 접하도록 하기 위해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디스커버리 룸(Discovery Room)'이 설치돼 있다.

특히 2012년 우주왕복선 '엔데버호'를 미국 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건네받아 전시하게 되면서 이 센터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엔데버호는 미국의 유인 우주왕복선 5호기로, 2011월 6월 마지막 임무 수행 후 퇴역했다. 현재 임시전시관에 보관된 상태이며 엔데버호를 한 눈에, 그리고 가까이서 관람할 수 있다. 또 이 센터의 항공·우주전시관은 다양한 우주선과 우주왕복선, 우주선 발사시스템 등을 전시해 일반인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센터 측은 5년 내 엔데버호 전시관을 건립해 발사대에 서 있는 모습 그대로 재현할 계획이다. 이와 아울러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지역기업이자 엔데버호 제작회사인 '락웰 인터내셔널사(Rockwell International Corp)'와 연계해 우주기술 관련 내용을 전시할 방침이다.

■민관 협치로 효율성·재정 해결

이 센터는 민간이 운영하는 미국 내 과학관들과 달리, 재단과 주정부가 함께하는 민관협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1951년 개관 전에 캘리포니아 사이언스센터 재단을 설립한 뒤 캘리포니아주와 공동으로 센터를 만들었다. 센터 부지와 건물은 주정부에 속해 있고, 전시물과 교육프로그램 등은 재단에서 관리하고 있다. 재단의 업무 중 가장 큰 부문은 '기부금'이다. IMAX극장 등 센터의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료로 운영되는 체제여서 기부금은 매우 중요한 재원이다.

센터 직원은 총 380명이며 이들 중 정규직은 300명에 이른다. 이 역시 주정부 직원과 재단 직원이 50%씩 차지하고 있다. 센터의 물적·인적 인프라를 재단과 주정부가 절반씩 지원해 운영하는 셈이다. 주정부의 주지사가 임명하는 센터 관장은 재단과 주정부를 아우르는 형태로 일하며 해마다 재임명된다. 제프리 루돌프 씨가 지금까지 28년째 관장직을 맡고 있다.

과학전시기획업체인 '더 쉐이크 크리에이티브' 곽수진 대표는 "이 센터는 지역의 주요 산업인 우주항공과 연계한 전시물을 통해 다른 과학관들과의 차별성에 성공했다"면서 "개관 전부터 민관협치를 위한 과정을 순차적으로 밟아서 많은 시민들이 무료로 센터를 관람할 수 있게 한 점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 론 로호빗 부국장 인터뷰

- "주정부 재정상황 따라 기부금 모금 등 효율적 대응"

캘리포니아 사이언스센터의 론 로호빗(Ron Rohovit·사진) 교육팀 부국장으로부터 센터 운영에 대해 들어봤다.

-민관협치 시스템이 다소 복잡한 것 같다. 어떤 특징이 있나.

▶민간과 관이 함께 운영하다 보니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잘만 운영하면 굉장히 효율적이고 유용하다. 주정부와 재단은 이 센터를 개관하기 전에 협력협약서(Cooperative agreement)를 체결해 협치하고 있다. 주정부의 재정 상황이 안 좋을 때는 재단이 기부금 모금으로 주정부의 운영지원금을 메우기도 한다. 또 재단이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위기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후원회가 왕성하게 활동해야 한다. 어떻게 후원회를 운영하나.

▶재단 이사회는 총 80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모두 센터 후원회 회원이며 기부금 모금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 이사장을 제외하고 관장이 재단회장을 맡고 있어 운영과 기부금 모금이 긴밀하게 이뤄진다. 특히 기부자들에게 그에 상응한 보상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센터 곳곳에 기부자 명단을 공개하고 회의실 등 각종 공간의 이름에 기부자의 이름을 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