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주위에 떠다니는 우주쓰레기를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연한 모습. 연합뉴스

- 버려진 인공위성 등 2만여 개
- 충돌위험 높아 수거·폐기해야

- 항공우주연구원 김해동 박사
- 국내 첫 능동제거시스템 연구

지난해 개봉한 영화 '그래비티(Gravity)'에서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를 탐사하던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 그는 폭파된 인공위성의 잔해와 부딪히면서 그곳에 홀로 남겨지자 생존투쟁에 나선다. 이처럼 버려진 인공위성 잔해, 로켓 찌꺼기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아무런 목적 없이 우주공간에 떠다니는 모든 인공적인 물체를 우주쓰레기라고 한다.

21일 관련 학계에 따르면 우주쓰레기는 인류의 활발한 우주탐사와 더불어 크게 늘고 있다. 우주탐사 초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인식조차 없었으나, 1978년 미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인 케슬러 씨가 우주쓰레기 증가를 예측하면서부터 우주쓰레기로 인한 우주환경 악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2009년 미국과 러시아의 위성이 서로 충돌하는 사건 이후 인식이 더욱 높아졌다.

올해 4월까지 발사된 인공위성은 모두 7300여 개로, 이들 중 3500개는 이미 지구대기권으로 추락, 소멸된 상태다. 현재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은 3875개이지만, 이들 가운데 1100여 개만 실제 운용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다 인공위성과 로켓의 잔해 등을 합하면 총 2만여개의 우주쓰레기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해동 박사는 "향후 10년간 매년 100여 기 이상의 인공위성이 발사될 예정이다. 그런데 과거 발사 이후 버려진 인공위성들을 감안하면 상호 충돌 위험성은 점차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우주쓰레기는 떠다니다 인공위성과 부딪혀 위성에 흠집을 내거나 심지어 폭발시킬 수 있다. 또 규모가 큰 우주쓰레기의 경우 지구 대기권에서 다 연소돼 소멸되지 않고 지면까지 내려와 지상을 타격할 수도 있어 더욱 위험하다.

이를 막기 위해 충돌예측시스템 가동과 함께 직접 수거 등의 방법이 연구·시행되고 있다. '우주파편 충돌위험 분석시스템'은 우주쓰레기와 인공위성들 사이의 충돌위험 확률과 접근거리 등을 계산하고 인공위성을 임시로 이동시켜 충돌위험을 낮출 것인지를 판단하는 시스템이다. 김 박사는 "현재 운용 중인 인공위성들과 우주쓰레기의 충돌위험을 근본적으로 줄이려면 우주쓰레기들을 직접 수거하거나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박사 연구팀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우주 파편을 직접 제거하기 위한 '능동제거시스템'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향후 우주파편 제거 위성 개발에 활용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