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통법' 내용 살펴보니

- 20개월 미만 기기 상한선 27만원
- 지역·시간 상관없이 동일 보조금

# 시행 시기와 규제

- 10월부터 유통 구조 전면 개편
- 이통·제조사 위반시 벌금 부과

# '호갱님' 사라지나

- 시장 안정화로 서비스 경쟁 감소
- 소비자 체감 단말기 가격 높을듯

1년간 국회에 계류됐던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말기 유통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어 이동통신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 법이 시행되면 이통사간 보조금 경쟁이 완화돼 고객 차별을 막을 수 있지만 단말기 값 하락과 요금인하 등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있을지 논란이 되고 있다.

■단말기 유통법, 보조금 경쟁 완화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 법이 시행되면 판매점에선 보조금을 공시해야 하고 '신규·번호이동 우대' '고액 요금제 일정기간 유지' 등 보조금 차별 행위도 전면 금지된다. 현재는 27만 원 이상 보조금을 지급하면 '불법'이다. 이 금액 이하면 가입유형, 요금제 차별을 해도 상관없다. 또 출시된 지 20개월이 안 된 단말기는 고급형이든지 보급형 저가폰이든지에 관계 없이 모두 27만 원을 초과할 수 없다.

하지만 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되면 가입 유형과 지역에 상관없이 동일한 단말기에는 동일한 보조금이 지급된다. 이통사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고시한 상한액 범위 내에서 단말기별로 보조금 수준을 공시하고 대리점과 판매점은 공시된 보조금의 15% 이내에서 추가로 이용자에게 지급할 수 있게 된다. 보조금 지급 수준은 소비자가 알기 쉽게 매장에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어느 유통점에서 단말기를 구입하더라도 최대 15% 이내의 금액 차이로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A 대리점이 100만 원 짜리 단말기에 2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공시했다면 휴대폰을 80만 원에, B 대리점은 추가로 20만 원의 15%인 3만 원의 보조금을 더 지급해 77만 원에 팔 수 있다. 또 보조금을 받지 않는 경우에는 요금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 이용자의 선택권을 다양화했다. 고객이 저렴한 단말기를 별도로 구입하고 이통사 서비스 가입 시 요금할인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만약 대리점이 규정을 어기거나 불법 행위를 하면 기존에는 이통사만 처벌받았지만 법 시행으로 대리점, 판매점, 제조사도 처벌받게 된다. 대리점과 판매점이 보조금 수준을 게시하지 않거나 보조금을 초과 지급하면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번호이동 줄고 단말기 값 높아질 듯

이런 변화에 대해 소비자단체는 단말기 값 하락 및 요금인하·서비스 경쟁을 가속화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단말기 유통법 시행으로 보조금 경쟁이 줄어들면 이통사 실적이 크게 좋아지고 이통사들이 자발적으로 요금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법이 시행되면 통신주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통사 간 과열됐던 마케팅 경쟁이 대폭 줄어 시장이 안정되고 실적 개선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SK텔레콤이 최대 수혜기업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말기유통법 자체가 현재 시장 점유율이 높고 자산규모가 큰 업체가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말기 유통법 시행 후엔 고가요금제 유치에 특화된 정책장려금을 지출하기 어려워지고 번호이동시장 규모는 줄어들어 소비자가 체감하는 단말기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통사들은 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되기 전 가입자를 끌어오기 위한 총력전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 3사의 영업정지가 끝나는 오는 20일부터 10월까지는 치열한 보조금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따라서 번호이동을 통해 최신 단말기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은 이 시기를 활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