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삼성전자가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일종으로 내놓은 갤럭시노트3와 기어를 모델들이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 웨어러블 전자기기 장애 해결
- 제품화 땐 휴대전화 사용 가능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2014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를 비롯해 2014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다보스경제포럼 등에서 최대 키워드는 '웨어러블(wearable) 전자기기'였다. 구글과 모토로라, 삼성전자 등 유수의 전자회사들도 웨어러블 기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사람의 몸에 착용이 가능한 전자기기는 어떻게 전력을 공급받을까.

20일 관련 학계와 업계에 따르면 웨어러블 전자기기 개발 및 상용화에 있어 전력공급 문제는 매우 큰 장애였다. 사람 몸에 부착해 이동하기 때문에 배터리가 크고 무겁거나 교체 횟수가 잦다면 당연히 불편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인체에 이식하는 전자기기는 배터리를 사용할 수 없어 자체 전력생산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기존의 상용 열전소자(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주는 소자)는 세라믹 기판을 이용해 단단하고 휘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무겁고 낮은 에너지 효율을 갖고 있어 소비자들이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전력공급원으로 적합한 '입을 수 있는 열전소자'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미래창과학부는 한국과학기술원 전기전자공학과 조병진 교수팀이 유리섬유를 이용, 기존 세라믹 소자보다 14배 가량 높은 전력생산력을 갖고 있는 열전소자 제작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유리섬유를 열전후막 중간에 삽입하는 새 공정기술을 사용, 열에너지 손실을 대폭 줄이고 에너지 변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게다가 유리섬유를 사용했기 때문에 의류 형태의 자유로운 가공이 가능하고 유연성이 크다. 이에 따라 이 열전소자를 팔에 두를 수 있는 가로, 세로 각 10㎝의 밴드 형태로 제작한다면 외부 기온이 20℃일 때 약 40㎷의 전력이 생산된다.

또 상의 전체에 해당하는 면적(50㎝×100㎝)으로 제작할 경우 약 2W의 전력이 생산돼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인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 전력을 생산하기 때문에 배터리 걱정 없이 반영구적으로 전자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조 교수는 "웨어러블 전자기기뿐 아니라 자동차나 공장, 항공기, 선박 등 폐열이 발생하는 다양한 곳에 적용할 수 있다.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열전소자의 가능성을 한 단계 높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는 기반형융합연구사업의 하나로 진행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 환경분야 최고 권위지인 '에너지 앤 인바이어멘털 사이언스'지 최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