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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깬 3만년 전 '거대 바이러스'…인류의 운명은

프랑스 연구팀 새 유형 발견, 시베리아 영구동토서 채취

  • 국제신문
  •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
  •  |  입력 : 2014-03-09 18:56:25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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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현미경으로 살펴본 '피토 바이러스'의 영상. 이 바이러스는 1.5㎛(마이크로미터) 길이로 지금까지 알려진 바이러스 중에서 가장 크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비해 약 1000배 규모이고, 작은 박테리아 크기와 비슷하다. 미리안 제공
- 함께 둔 숙주 아메바 죽어
- '건강에 악영향vs미미' 맞서

3만 년된 시베리아 동토에 얼어 있다가 녹은 '거대 바이러스(giant virus)'가 발견됐다. 이 바이러스는 숙주생물인 아메바를 감염시켰으며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최대 바이러스로 나타났다.

9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따르면 대형 바이러스 연구자인 프랑스 악스-마르세유대학의 장-미셸 클라베리 교수 연구팀은 시베리아 영구동토 시료에서 이미 알려진 거대 바이러스들과는 아주 다른 제3 유형의 거대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이 피토 바이러스는 1.5㎛ 길이로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에서 가장 크다. 거대 바이러스들의 크기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비교할 때 대략 1000배 규모에 달하며 작은 박테리아 크기와 비슷하다. 이 바이러스는 항아리 모양을 하고 있다. 클라베리 교수는 그리스 신화에서 신이 판도라한테 건넨 '항아리'를 뜻하는 '피토스'를 써서 '피토 바이러스(Pitho virus)'라는 이름을 붙였다.

연구팀은 3만 년 된 시베리아 영구동토 시료에서 찾은 열매로 옛 식물을 되살려 냈다는 러시아 연구진으로부터 영구동토 시료를 제공받아 같은 방식으로 원시 바이러스를 찾아냈다. 연구팀은 거대 바이러스들의 흔한 숙주생물인 아메바를 미끼로 삼아 영구동토 시료를 녹여 아메바와 함께 놓아두었더니 아메바들이 죽었다. 아메바를 분석해 그 안에서 피토 바이러스 입자를 찾아낼 수 있었다고 네이처는 전했다.

피토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알려진 메가 바이러스나 판도라 바이러스와는 다른 제3 유형의 거대 바이러스로 분류된다. 이 바이러스 유전물질을 고도로 압축해 저장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적은 유전물질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클라베리 교수는 "이 바이러스의 거대한 몸통은 사실상 텅텅 비어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DNA를 최소한의 입자 속에 가능한 한 빽빽하게 포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는 박테리아보다 150배나 헐렁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구 온난화와 함께 남극의 광물 채굴과 시추 작업이 진행될 경우, 많은 고대 바이러스들이 부활할 것이다. 그들은 여전히 감염력을 보유하고 있어 인간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인간은 매일 수천 마리의 바이러스를 코와 입으로 흡입하고 바다에서 수영할 때마다 수십억 마리의 바이러스를 삼키지만 끄떡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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