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과학연구 동향 코너에는 최근 미국지진학회 학술지에 발표된 한 논문이 소개됐다. 이 논문은 지진광(Earthquake light)으로 불리는, 지진 발생 전후에 대기 중에서 관측되는 발광현상의 발생 원리와 관측 사례를 보여주는 것으로 지진 예지에 지진광의 응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러한 지진광은 지각에 작용하는 응력(應力, 외력이 재료에 작용할 때 그 내부에 생기는 저항력)에 대한 매질 구성 광물의 반응 결과로 설명되고 있다. 지진 발생 직전에 지각판 경계부로부터 전달된 응력이 단층면 중심으로 축적되고, 이 축적된 응력은 단층면 내에 존재하는 화성암과 변성암의 음이온 운동을 유발한다. 단층이 움직이면서 광물로부터 분리된 전자가 지상으로 전달되어, 대기권 내의 전하에 영향을 미쳐 지진광 현상을 유도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지진광 현상은 판 내부 환경의 열곡 구조나 규모 5.0 이상의 지진에서 특히 잘 관측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8만8000여 명의 인명 피해를 야기한 2008년 5월 12일 규모 8.0 중국 쓰촨성 지진, 23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009년 4월 9일 규모 6.3 이탈리아 라퀼라 지진의 발생 전에 목격된 바 있다. 이러한 지진광 목격으로 지진 발생 전에 대피, 인명 피해를 줄인 사례들도 상당수 있다.
한 번의 지진으로도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생각해 볼 때, 성공적인 지진 예지는 인류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진광의 관측과 이론에도 불구하고 지진광 현상을 활용한 지진 예지에 대한 회의론이 적지 않다. 이는 지진광 현상이 몇 가지 점에서 지진 유발 단층 운동의 물리적 특성과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지진광 형성 이론에 따르면 지진광은 단층 운동이 진행되는 동안 가장 강력하고, 짧은 시간에 관측이 될 것으로 예측이 되나 실제 관측에서는 지진 발생 며칠 혹은 몇주일 전부터 관측이 된다. 또 단층대와 수백㎞ 떨어진 먼 거리에서도 지진광 현상이 관측되기도 한다. 전자 이탈 유발을 위해 필요한 특정지역 응력 집중 현상도 실제 단층대에서 관측되는 물리적 특성과 차이가 있다. 응력은 특정 매질 내에 갇혀 있지 않고, 인접 지역에 지속적으로 전달되면서 매질 전체적으로 응력양이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또 2004년 수마트라 대지진,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규모 9.0이 넘어서는 강력한 대지진에서는 지진광이 관측되지 않고, 지진을 동반하지 않은 지진광이 목격되는 등 지진 예지 현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 있다. 이처럼 지진 발생에 동반되는 다양한 특징으로 인해 한 가지의 특정한 방법으로 효율적인 지진을 예측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효율적인 지진 예지를 위해 지진의 다양한 특징을 종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진 예측과 예지 분야는 아직까지 인류가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다. 하지만 많은 지진학자들은 이 거대 자연재해로부터 인류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지진 발생 메커니즘의 신비가 조금씩 풀리고 있으며 지진예보에 성공할 날이 머지 않았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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