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고 때 피해예상범위 맞춰 늘리고
- 지역민에 전기료 보조 등 지원 주장

고리원전이 있는 부산지역 시민의 안전을 위해 비상계획구역 범위를 최소 30㎞로 확대하고, 원전부담금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3일 경성대 환경공학과 김해창 교수가 발표한 '원자력 비상계획구역 확대에 따른 방재 및 안전대책 비용 확보를 위한 원전안전이용 부담금제 도입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대형 원전사고의 피해범위는 최소 반경이 30㎞에 이른다.

부산은 350만여 명의 시민이 대형 원전사고 발생 위험에 항시 노출돼 있으나, 현재 우리나라의 원전사고 관련 비상계획구역 범위는 반경 10㎞ 이내에 불과하다. 또 서울지역은 전력생산이 3%에 불과하지만 전체 38%를 소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피해예상범위 내 주민들의 원전예방정보시스템 설치와 사고발생시 대책 등을 위해 수도권 등 원전 소비자들에게 원전부담금을 부과할 것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원전부담금을 통해 비상계획구역 내 주민의 전기요금 보조금과 원전사고 방재 및 효율적인 피난 대책비용 등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탈원전에너지 전환 시스템 구축을 위한 비용까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원전부담금 재원 확보와 관련, ▷원자력발전 판매수익의 6~10% ▷기존 전력산업기반기금과 같이 원전안전이용기금으로 약 2~3% 추가 징수 ▷원전 입지 지역의 거리와 비례해 산업용 전기요금 및 주택전기요금에 2~5원/㎾h 부과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국책사업인 원전의 안전대책은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이유로 지방자치단체는 아무런 권한 없이 사고 수습에 대한 책임만 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비롯해 각종 원전 행정에 자치단체가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바꾸고 자치단체도 이를 지역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