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색돌기, 폴리라이신 점서 생성"
- 암세포·줄기세포 연구 응용 기대

뇌를 이루는 복잡한 신경회로망의 발달과정을 조절할 수 있는 바이오칩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 바이오칩이 향후 신경세포 연결을 조절할 수 있게 되면 신경세포칩이나 인공 신경회로망 모델 개발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KAIST와 고려대 연구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폴리라이신이 격자 형태의 점들로 촘촘히 찍혀져 있는 손톱 크기의 바이오칩을 제작해 신경세포를 배양한 결과 축색돌기가지가 주로 폴리라이신이 찍힌 점에서 생성되는 것을 알아냈다고 22일 밝혔다. 폴리라이신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라이신이 다수 연결된 고분자로 생체친화적이어서 신경세포 배양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전하를 띠기 때문에 세포가 특정 표면에 접착해서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진은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남윤기 교수, 장민지, 주성훈 연구원과 고려대 의대 선웅 교수, 김운령 연구교수 등으로 구성됐다.

■ 우리의 신경시스템은?

신경시스템은 수많은 뉴런(neuron)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신경회로로 구성돼있다. 뉴런은 축색돌기와 수상돌기를 통해 다른 세포와 시냅스 연결을 맺고 회로를 형성한다. 시냅스(synapse)란 서로 다른 세포가 신호를 주고 받기 위해 형성하는 신경전달통로로, 한 개의 신경세포는 약 1만 개의 다른 세포와 시냅스를 형성하고 있다.

축색돌기는 다른 신경시스템의 발달과정 중에 점차 성장하면서 뻗어나가는데, 이때 하나의 축색돌기가 다수의 축색돌기가지를 생성한다. 이는 한 뉴런이 다른 여러 뉴런과 시냅스를 맺는 데에 주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축색돌기에서 뻗어 나오는 가지가 제대로 발달되지 못하면 자폐나 퇴행성 질환 등 신경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 어떻게 알아냈나

이에 연구팀은 지름이 5마이크로미터인 도트를 3, 5, 10마이크로미터의 간격으로 각각 배열한 바이오칩을 설계했다. 폴리라이신으로 이루어진 도트 패턴을 약 1×1㎝ 영역에 인쇄하고 신경세포를 배양했다. 일반적으로 폴리라이신이 고르게 코팅된 칩 위에서 신경세포를 키우는 경우를 대조군으로 해 성장속도를 비교했다. 축색돌기의 길이나 개수 등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대조군에서는 가지가 무작위로 뻗어나온 반면, 도트 패턴 칩에서는 가지가 도트패턴 위에서 주로 생성됐다.

이 연구결과를 통해 바이오칩의 패턴을 따라 신경세포가 뻗어나가는 위치와 방향을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 랩온어칩(Lab on a Chip)지 2013년 12월 24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기대효과

이에 따라 인공 신경회로망 외에도 암세포나 줄기세포의 증식 같은 세포현상을 제어하는 바이오칩 개발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폴리라이신이 찍힌 점 위에 신경세포의 가지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액틴, 튜블린 등이 모여 있어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선웅 교수는 "축색돌기가지의 생성위치와 성장방향을 정형화해 세포성장에 대한 자동화 된 정량분석이 가능했지만 고효율 약물 스크리닝 등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