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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병대 대원들이 지난 18일 제주도에서 소나무 재선충에 감염된 고사목을 베어내는 등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 제주도 소나무 38% 재선충 피해
- 영국 등에도 느릅나무 집단 고사
- 전문가, 과학적 병충해 관리 주장
귀신 잡는 해병대가 지난 18일 제주도에 상륙했다. 재선충을 막기 위한 방제작전에 투입된 것이다. 제주도는 전체 소나무 가운데 38%인 23만 그루가 재선충 피해를 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부산과 경남에서도 주춤하던 재선충 피해가 다시 확산하는 추세다. 올해 2만 그루 이상의 소나무를 벌목한 부산시는 내년 초 또 한 차례의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고 산림청에 장비와 인력의 추가 투입을 요청했다. 나무와 숲이 해충과 질병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네덜란드와 영국 등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 과학적 대처 필요
20일 사이언스 데일리에 따르면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 사우샘프턴대학 등 영국 과학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나무와 숲에 대한 병해충 피해 사례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생태계에 나무 병해충이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과학자들은 네덜란드와 영국에서 최근 발생한 느릅나무 집단 고사 현상이나 가루 곰팡이병 같은 감염 질환 확산이 특정 지역에 한정된 게 아니라 일상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국가 사이의 무역이 증가하는 등 왕래가 잦아지면서 질병이 쉽게 확산하고, 병원성을 강화할 수 있는 유전체 변형의 기회마저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병해충의 확산으로 나무와 숲이 생태계에 제공하는 긍정적인 기능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목재와 식량 생산지의 기능뿐만 아니라 탄소 저장, 홍수 위험 억제, 여가 등의 광범위한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병충해를 일으킬 각종 위험 요소의 확산을 막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세계화와 기후변화 탓에 더 큰 위협에 직면하게 될 숲의 미래를 위해 과학적 원리에 기반을 둔 새로운 병충해 관리 방식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사우샘프턴 대학의 피터 스미스 교수는 "저항력이 강한 품종에 대한 연구와 효과적인 방제 시스템을 개발하려는 과학적인 정책을 이행할 때가 됐다. 그런 방향으로 갈 때 신종 병충해의 유입을 막고 피해 회복과 관리의 허점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후변화와 세계화 시대를 맞아 식물과 자연환경에 일어나는 병충해 관리는 광범위한 과학적 기반에서 출발해야 한다. 병원성과 초식 곤충을 분자 수준에서 이해해야 하며 특정 종에 광범위하게 질병이 전염되는 이유도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생물 다양성에도 급격한 변화
기후변화 탓에 숲에는 병충해 발생이 늘고, 산불 등 여러 문제도 증가한다. 캐나다 다트머스 과학자들은 1950년대 이후 500여 편의 과학논문을 분석했다. 나무 해충이나 식물의 감염병은 숲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요소 가운데 하나이지만 기후변화는 생물 다양성 등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소나무좀은 미국에서 산불보다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다. 특히 겨울 기온이 상승하면서 침엽수에 치명적인 나무좀의 발병을 증가시켰다.
하지만 캐나다 다트머스의 연구자들은 기온 상승이 나무의 성장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어떤 질병에 대해서는 감염 내성을 키우고, 탄소저장 능력을 향상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일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