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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기자의 환경 이야기 <38> 온실가스 배출국 따로 피해국 따로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11-17 19:37:51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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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초대형 태풍 하이옌 강타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필리핀 레이테주 타클로반 해안가 건물들이 처참하게 무너져 있다. 연합뉴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유엔기후회의에 참석한 필리핀 대표가 지난 11일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슈퍼 태풍 '하이옌' 탓에 처참한 피해를 본 조국 필리핀의 참상을 전하면서 국제사회에 실질적인 온난화 대책 수립을 촉구한 것입니다. 하이옌의 원인이 지구 온난화의 결과인가에 대한 분석은 약 1년 뒤 세계기상기구의 태풍위원회에서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온난화가 슈퍼 태풍의 발생에 일정 정도 영향을 줬다면, 선진국이 배출한 온실가스와 그로 말미암은 온난화 탓에 개발도상국이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사례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관심은 앞으로 유엔을 축으로 한 국제사회가 실효성 있는 온난화 대책에 합의할 것인가에 모입니다. 2010년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스티븐 베른슈타인 교수와 인터뷰가 기억납니다. 2010 멕시코 유엔기후회의를 앞두고 세계 각국 정상이 실질적인 기후변화 대책을 내놓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답했습니다. 실타래처럼 얽힌 이해관계 때문에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차선책은 뭐냐고 물었더니 "기후변화에 적응하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기후변화 대책과 관련한 두 건의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먼저 유엔환경계획(UNEP)이 내놓은 것인데, 17개국 44명의 과학자가 작성했습니다. 평균기온 상승 폭을 2도 이하로 유지하려는 국제사회의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량을 측정·분석한 결과, 오는 2020년까지 해마다 8~12GT(1GT=10억 t)의 온실가스가 과잉 배출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4GT 감축하고, 2050년에는 22GT 수준으로 점차 줄여야 한다는 것인데 불행하게도 현실은 목표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방향, 즉 50GT 배출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감축량 측정 기준을 강화하고, 기존의 감축 계획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농업에서의 배출량을 줄이자고 합니다. 비료의 산화질소와 땅을 갈아엎는 데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량만 감축해도 전체 배출량의 10%가량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후학자 제임슨 한슨과 대기과학자 켄 칼데이라 등 네 명의 과학자는 '원자력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수신자로, 각국 지도자들에게 공개 서신을 발송했습니다. 기후변화로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더욱 안전한' 원자력 시스템을 개발하고 설치하는 것이 필수라고 촉구하는 내용입니다.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 브리핑'에 따르면 그들은 서신을 통해 '21세기에서는 원자력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사회적 장점 등을 장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기후변화 대응과 적응에 대한 대책은 매일 쏟아지고 있습니다. 구글을 검색하면 기후변화라는 단어가 들어간 당일 치 뉴스의 제목만 훑어보는 데도 한참 걸립니다. 호주 ABC뉴스는 UN 기상위원회 정보를 인용해 기후변화가 필리핀을 강타한 슈퍼태풍 '하이옌'에 영향을 줬다고 보도했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UN 회의를 앞두고 "미국 대표단이 하이옌 탓에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개발도상국들이 기후변화로 말미암은 사회·경제적 피해에 대해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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