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고교의 하루 정상 수업 시간은 7시간으로, 학생들은 5일 동안 총 35시간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다. 거기다 대부분 학생이 들어야 하는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 시간까지 보태면 주말을 제외한 평일 5일 동안은 깨어있는 시간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 긴 시간에 학생들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균형 있는 교육을 받는가에 대해서는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한 고교를 예로 들면 음악 수업은 1학년이 주 2시간, 2학년이 주 1시간으로 줄고 3학년이 되면 아예 수업이 없다. 이는 미술이나 체육도 마찬가지다. 이 학교의 체육수업 시간을 보면 1, 2학년은 음악과 같고 다만 3학년은 주 2시간이 배정돼 있다. 특히 체육은 체육관이 없는 학교에서는 비라도 오면 자습으로 대체해야 해 학생들의 불만을 산다.

수업 시간이 적다 보니 제대로 된 수업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과학중점학교에서 하루에 과학 수업만 4시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예체능 수업의 홀대는 확연해진다. 물론 학생의 본분은 공부이고 당면 목표가 대학 진학이다 보니 국·영·수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전인교육을 위해 필수적인 예체능 수업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고교생에게 수학문제를 하나 더 푸는 것이 당장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매일 앉아서 공부만 하는 학생과 적절한 예체능 활동으로 정서적 안정과 체력관리를 하는 학생은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성공한 인생이라면 악기 하나 정도는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개인의 예술적 소양과 운동을 통한 체력관리는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자산이 된다. 그런 만큼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체력적으로 좀 더 균형 잡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학교의 변화, 더 근본적으로는 교육제도의 변화를 희망해 본다.

최재혁 학생기자 부산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