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이휘소 박사가 명명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피터 힉스와 벨기에의 프랑수아 앙글레르는 힉스 입자의 존재를 예언한 인물이다. 힉스 입자는 우주가 태어난 순간인 '빅뱅' 때 모든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고 사라진 존재로 '삼라만상의 근원'으로 흔히 설명된다.
이 입자의 존재는 우주 탄생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가장 유력한 가설인 표준모형(Standard Model)에서 출발한다. 이 표준 모형에 따르면 우주 만물은 12개의 소립자(6개씩의 쿼크·렙톤으로 구분)와 4개의 매개입자(전자기력, 약한 핵력, 강한 핵력, 만유인력)로 구성된다. 이런 소립자와 힘의 결합이 세상의 모든 물질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가령 원자핵이나 원자핵 속의 양성자 등도 이런 입자가 만들었다는 뜻이다.
물리학자인 힉스는 1964년 이런 만물을 형성하는 입자에 질량을 주는 매개체가 있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비슷한 시기에 힉스 외에 다른 5명의 물리학자가 이 입자에 관한 가설을 제기했으며 앙글레르도 동료 연구자인 로버트 브라우트와 함께 힉스의 존재를 제시했다.
이들의 예견은 표준모형상의 입자가 질량을 갖고 또 입자 간 서로 질량이 다른 이유를 설명하려면 그런 역할을 하는 다른 입자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힉스 입자라고 명명된 이유는 세계적인 입자물리학자인 고 이휘소(미국명 벤자민 리) 박사 때문이다. 그는 1965년 처음 '힉스 입자'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며 1972년에는 '힉스 입자에 미치는 강력(강한 핵력)의 영향'이란 논문을 국제학회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이 힉스 입자까지 포함하면 표준모형상의 입자는 모두 17개가 된다. 이 가운데 힉스 입자만 그동안 가상의 존재로 남아 있었다. 표준모형상 16개의 입자는 137억 년 전 우주 대폭발(빅뱅) 때 생겨났으며 힉스 입자는 당시 잠깐 존재해 이들 입자에 질량을 부여한 것으로 추정돼 실재를 확인할 수 없었다. 힉스 입자가 그동안 '신의 입자'로 불린 것도 이런 맥락이다.
힉스 입자는 자연현상에서 관찰할 수 없어 국제연구진은 스위스·프랑스 국경 지대에 길이 27㎞의 거대 강입자가속기(LHC)를 구축하고 초미니 '빅뱅'을 일으키는 실험을 거듭, 올해 3월 힉스 입자의 존재를 입증했다. 힉스 입자의 존재가 최종 확인됐다는 것은 질량이 있는 모든 입자의 생성 원리를 규명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나아가 우주 탄생의 원리를 설명하는 가장 유력한 가설인 표준모형도 완성되게 된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