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동아대 김승환 교수, 경성대 김민수 교수, 부산대 주기재 교수

# 동아대 김승환 교수

- 밀실행정서 조성계획 수립 안 돼
- 시민단체·전문가 등과 소통해야

# 경성대 김민수 교수

- 면피성 도시개발 반복 아쉬워
- 부산 미래 책임질 신도시로 개발

# 부산대 주기재 교수

- 생태계·에너지원 고민 흔적 부족
- 짜맞추기식 완충녹지 부실 우려

에코델타시티를 걱정하는 전문가 포럼이 열린다. 부산대 주기재(생명과학과) 교수, 동아대 김승환(조경학과) 교수, 경성대 김민수(도시공학과) 교수 등 부산지역 생태 환경 도시공학 전문가 30여 명은 오는 22일 오후 3시 부산YWCA 강당에서 '에코델타시티 계획에 관한 전문가 진단' 포럼을 연다고 밝혔다.

'에코델타시티-그린 인프라 제대로 만들자'(본지 지난 6일자 1·3면 등 보도) 기획시리즈에서 제기된 문제는 물론 사업 추진과정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포럼 발제자들은 실시계획과 환경·교통영향평가가 최근 발주되는 등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포럼에 앞서 미리 기초 발제 자료를 본지에 보내왔다.

■ 사업지 생태적 민감한 지역(주기재)

에코델타시티 대상지는 낙동강 하구의 삼각주로, 생태적으로 매우 민감한 지역의 한가운데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기본계획에는 생태계와 환경·에너지 분야에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먼저 생태계 복원 대상지의 복원 대상과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하고, 앞으로 건설될 도시 생태계의 생물 다양성을 고려한 부분이 뚜렷이 드러나 있지 않다. 두 번째, 도시의 에너지원(탄소 배출 저감 방안)에 관한 정밀한 평가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또 에코델타시티가 추구하는 수변 레저와 문화 부분은 현재 서낙동강의 수질 상태 탓에 달성하기 어렵다.

과거 부산시의 개발 사례 중 문제점으로 생각되는 완충녹지구간 설치 문제점을 다시 반복하고 있다. 현재 에코델타시티 기본계획상 표기된 완충공간은 그 폭과 구조를 고려했을 때 단지 녹지비율을 맞추기 위한 공간으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부실한 기본계획은 부실한 실시설계를 초래한다.

■ 생존전략, 도시 비전되면 불행(김민수)

에코델타시티에서도 여전히 개발시대의 관행이 반복될 조짐이다. 행정기관의 면피성 절차주의와 전문가 집단의 무개념 기능주의가 나타나고 있다.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누군가에 의해 생산되고 만들어진 도시공간을 소비해온 그동안의 악습에서 탈피해야 한다.

적어도 에코델타시티 개발에서는 도시 디자이너가 헤게모니를 쥐어도, 행정이 헤게모니를 쥐어도, 더욱이 자본의 헤게모니에 휘둘려서도 안 된다.

부산의 미래를 책임질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트렌드형 프로그램을 나열하는 벤치마킹 도시개발 ▷논쟁적 이슈들을 구체적 대안도 없이 공격적으로 제기하거나 ▷택지개발형 개발사업을 벌이면서 한층 높아진 시민의 요구를 외면하면 곤란하다. 에코델타시티를 개발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또 왜 이렇게 일정을 서두르나.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의 연장선상에 놓인 생존 전략이 에코델타시티의 비전이 된다면 그 도시는 불행하다.

■ 생태·물의 도시를 표방해야(김승환)

에코델타시티의 목표는 에코(생태도시)와 델타(물의 도시)를 주제로 해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은 ▷기존의 토목형 도시건설 개발방식 고집 ▷무리한 일정 ▷사업 전략(세계적인 기업과 인재 유치 등)과 목표 부재 ▷지역 전문가·시민사회단체와의 소통 부재 ▷밀실행정 등 전반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에코델타시티의 성공을 위해서는 완벽한 그린 인프라의 구축과 물순환, 녹지네트워크, 에너지 절감 등을 모델로 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도시를 브랜드화할 때 글로벌기업이 정착할 수 있는 명품도시 건설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