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U+)가 LTE에 대한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하기로 해 이동통신업계에 파란이 예상된다.

이통사는 앞서 3세대(G) 이동통신에 대한 무제한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출시했지만 수익성 악화와 제살깎아먹기 경쟁이라는 비판을 받았었다.

LGU+는 25일 "LTE 고객에게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LTE 데이터 무한자유 요금제'를 31일부터 출시한다"고 밝혔다.

LGU+가 일단 3개월간 한시적인 프로모션 방식으로 제도를 도입한 뒤 이후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무제한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컸던 만큼 가입자 유치를 둘러싼 이통업계의 역학 관계에 큰 파급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KT도 경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 조만간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U+ LTE 무제한…영업정지 회복용? = LGU+가 LTE에서 무제한 요금제를 전격적을 도입한 것은 현재 진행 중인 영업정지로 인한 가입자 손실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 7일부터 오는 30일까지 24일간 영업 정지 중인데, 이 기간 상당수의 가입자들이 SK텔레콤과 KT 등 경쟁사로 이동했으며 그 결과 KT와 벌이고 있는 LTE 2위 경쟁에서도 불리한 상황에 처해 있다.

업계에서는 자사의 영업정지가 끝나고 경쟁사의 영업정지가 시작되는 시점에 LGU+가 가입자를 끌어오기 위해 초강수를 둔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가장 많은 가입자를 거느린 SK텔레콤의 영업 정지가 31일부터 22일간 예정돼 있고, 이어 KT도 다음달 22일부터 20일간 영업정지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LGU+가 그동안 망설이던 LTE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하기로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SK텔레콤과 KT가 LGU+를 따라 LTE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해도 영업정지의 공백이 정상적인 서비스 제공에 장애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 사이 LGU+는 LTE 무제한 요금제를 시장에 안착시키려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LGU+가 그동안 이동통신 분야에서 만년 3위를 기록한 오명을 LTE 시대에 씻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사 LTE 무제한 요금제 도입 잇따를 듯 = SK텔레콤과 KT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LTE 데이터에 대한 수요를 충족할 방안을 고민하던 가운데 LGU+가 신호탄을 터트린 격이어서 잇달아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와 유사한 형태의 요금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한 시장지배적 사업자이기 때문에 LTE 무제한 요금제를 기획했더라도 방송통신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출시할 수 있다.

KT도 LTE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하기 위해 방통위 신고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SK텔레콤과 KT는 LTE 스마트폰 요금제 가입자들이 월 9천원을 추가로 내면 이메일 검색 정도만 가능한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속도 제한없이' LTE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기획할 것으로 전망된다.

3사는 3G 스마트폰 요금제가 정착할 때도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자 KT가 제공량이 한정돼 있던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개방했고, 뒤이어 LGU+도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았다.

또 LTE 시대에 접어 들어선 이후에도 LGU+가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자 경쟁사들도 줄줄이 LTE 데이터 제공량 증대 정책을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무제한 요금제 때문에 3G 망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LTE에서는 되도록 무제한 요금제를 안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무제한 요금제 소비자에게 도움될까 = 소비자는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부분 3G에서 LTE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 생긴 '데이터 제한'과 '요금 폭탄 우려' 등에 불만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요금제가 3개월 한정 프로모션이라는 점에는 혼란을 느끼고 있다. 새로 LGU+의 LTE 요금제에 가입하는 소비자라면 문제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기존 LTE 가입자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LGU+의 LTE 무제한 요금제의 기본료가 9만5천원 이상으로 높다는 점이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누리꾼(아이디 lake****)은 "실질적으로 10만원대라 속빈강정이다"라고 평가했다.

소비자들이 데이터를 충분히 쓸 수 있게 된 대신 품질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하면 속도가 느려지고 자주 끊기는 일이 잦아지기 때문이다. 특히나 LTE 이용자는 3G 이용자보다 데이터를 더 많이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LGU+의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살펴보면 일정량 이상의 데이터 소비분에 대해서는 속도를 조절하게 돼 있는데, 이 점이 소비자에게는 덜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LTE 무한자유 요금제는 매일 3GB까지는 속도 제한 없이 LTE를 제공하고, 이 한도를 넘으면 2Mbps로 속도를 제한한다. 5만∼7만원대인 LTE 데이터 안심 요금제는 월 기본제공 데이터량을 초과해 사용하면 400Kbps로 데이터 속도를 제한한다.

이는 데이터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헤비 유저'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으로 보인다. LGU+는 2Mbps 속도면 고화질 동영상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400Kbps 속도로는 이메일이나 채팅 등을 무리없이 즐길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일각에서는 'LTE 무제한'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