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블록타임제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신문DB

- 교사 "흥미 유발할 내용 필요"
- 수업 준비 충실 하면 효과 커

과목에 따라 수업 시간을 연장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 블록타임제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블록타임제는 일률적으로 중학교는 45분, 고등학교는 50분 하는 수업을 교과 내용이나 수업 방식에 따라 80~100분으로 운영하는 제도로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 포함돼 현재 일부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다.

전통적인 수업 방식은 짧은 시간으로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고 교과에 따라 수업 효율이 떨어지는 일이 많다. 이에 비해 블록타임제는 수업 시간을 블록화해 한 과목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심층적인 수업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블록타임제 수업을 하면 선생님은 더 내실 있는 수업을 할 수 있고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탐구, 토론, 실험 수업에 유리하고 교과교실제를 시행하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이동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블록타임제를 도입한 학교 학생들 사이에 비판과 불만의 목소리가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특히 2시간 연속수업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교과 특성뿐만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특정 선생님에 대한 선호도도 큰 영향을 미친다. 강모(A고 2) 양은 "블록타임제 대상 과목에 대한 흥미가 적고 선생님의 선호도가 떨어진다면 2시간 동안 수업을 듣는 것은 고역이다"고 말했다. 또 많은 분량을 한꺼번에 배우기에 학생들이 수업 진도를 따라가기 어려워져 수업 효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수업 시수가 많지 않은 교과는 행사나 시험 등으로 수업이 빠지면 오히려 진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일부 선생님들도 이 제도에 대해 회의를 나타내고 있다. 입시 과목을 연속해서 2시간 하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블록타임제의 특성상 활동 중심의 수업이 많이 이루어지는데 고교에서 입시과목 수업을 할 때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블록타임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학생들의 흥미를 자극할 다채로운 수업 내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 방식 대신 수업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학생들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송명환(학산여고) 선생님은 "꼭 활동 중심의 수업이 아니라 입시 위주의 수업이라도 교사가 수업 전 활동으로 대입 관련 교재를 개발하거나 형성평가를 준비하는 등 수업 준비를 충실히 하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선생님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가연 학생기자 학산여고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