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의 기후변화 적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환경포럼이 처음 열린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과 부산발전연구원(BDI), 부경대는 16일부터 이틀간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대도시의 준비'라는 주제로 포럼을 공동 주최한다. 부경대 대연캠퍼스에서 열리는 이번 포럼은 BDI가 올해 초 만든 부산지역 기후변화 적응대책 세부시행계획 후 수립한 대책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를 논의하기 위해 준비된 자리다. 특히 지난 6월부터 본지 기획시리즈 '기후변화 적응에 도시 미래 달렸다'가 연재된 이후 지역사회에 기후변화 적응의 시급성이 강조되면서 마련됐다.


BDI 송교욱 박사는 "이번 포럼은 지역 대학과 기후변화 적응 연구를 총괄하는 국책연구기관, BDI가 손을 잡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1차 포럼에서는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부산시 역량강화 방안 ▷전문가의 네트워크 구축 및 환경포럼 정례화 ▷기관 간의 연구 및 정책협력 강화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 "부산지역 온실가스 저감, 정부·관련 기관 협조 필수"

	지난 9월 태풍 '산바' 때 내린 집중호우로 범람한 수영강. 국제신문DB

▶BDI 장영환 박사는 '부산시 기후변화대응 종합계획의 실적분석 및 평가'라는 제목으로 발표한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3.3%를 차지하고 있는 부산시는 2020년까지 BAU 대비 3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2009년 총 72개의 대책을 세웠으나 지난해 현재까지 목표 저감량에 15%가량 미달이다.

그동안 시행된 대책 가운데 에너지자립형 저탄소그린타운 조성, 자전거도로 네트워크 구축, 해상풍력발전단지 등은 사업이 삭제되거나 축소됐다.

장 박사는 "지자체 차원에서의 온실가스 저감 노력으로는 목표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와 관련 기관의 협조가 필수"라면서 "특히 선박 부문에서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항만공사와 터미널 운영선사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폭넓은 기후변화 영향평가, 실질적 대책 수립의 기본"

▶부경대 오재호(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부산지역 기후변화 영향 평가 방안'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오 교수는 "기후변화 적응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우리의 자만, 다시 말해 우리가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기후변화로 인한 한반도의 태풍 및 집중호우 피해발생률이 매우 높아졌다"면서 "지구 온난화를 고려한 장기적인 풍수해 예측·감시·대응 공조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부산시의 집중 호우 사례와 한반도 수계별 미래 강수 변화, 한반도 태풍 예측 등을 제시한 뒤 "그러나 특정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의존하는 것은 지역 기후변화 영향평가를 왜곡시킬 수 있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충분한 시간적 공간적 요소를 고려한 보편적 지역 영향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홍수·미세 기후조절 역할, 연안재생 관심 기울여야"

▶KEI 맹준호 박사는 '연안재생사업의 추진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다. 맹 박사는 "연안재생사업은 연안의 기초가 되는 갯벌을 복원하는 사업과 수심 10m 이하의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해중림을 조성하는 사업"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광합성에 의한 기초생산이 활발히 일어나는 수심 10m까지의 해역을 천해역이라고 하는 데, 이곳에는 해초와 해조류 패류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있을 뿐만 아니라 어류의 산란 및 보육장 은신처로서 기능을 한다. 맹 박사는 "인간 활동에 의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약 40%가 육상과 해양에 흡수되는 점을 감안하면 해양생태계 유지가 중요하다"면서 "해수면 상승과 해일, 침식으로부터 해안 보호하고, 연안이 갖는 홍수조절 및 미세 기후조절 등의 측면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날 포럼에서는 '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및 적응'을 주제로 수산과학원 황강석 박사가, '부산지역 기후변화에 따른 하천부분의 적응'에 대해 최철웅 부경대 교수가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