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헐벗은 해변에 아름드리 나무 심어 빽빽한 '천연방어망' 탄생

- 강서 10.3㏊ 복층림으로 효과↑
- 인구 밀집 해안지역에 조성 확대
- 각계 주목 … 부산서 국제학술대회

대규모 지진 및 해일 때문에 발생하는 재해를 막기 위해 시작한 부산시의 해안방재림 1차 조성사업이 마무리됐다. 부산시는 2003년 태풍 '매미' 때 많은 피해를 입은 강서구 명지동(명지오션시티 일원) 해안을 대상으로 지난 4월 해안방재림 1차 조성공사에 들어가 26일 완료한다고 24일 밝혔다.

■국내 최대 방재림 어떻게 만들었나

부산시가 조성한 해안방재림은 역대 국내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넓이가 10.3㏊(길이 2.3㎞, 폭 40~60m)에 이른다. 그동안 타당성평가와 주민설명회, 도시녹화사업 기술심의, 시공 감사 등의 절차를 거쳤다. 국비 9억9000만 원, 시비 4억2000만 원 등 총사업비 14억여 원이 들어갔다.

명지오션시티 해안 일대에는 바닷바람을 이겨낼 수 있는 곰솔 가시나무 이팝나무 다정큼나무 등 8종 2만4940그루를 심었다. 또 가시나무 등 14종 1817주를 이식했다. 나무가 잘 자라도록 성토한 물량도 8757㎥에 이른다.

부산시 정판수 푸른산림과장은 "올해 발생했던 제14호 태풍 '덴버'가 남해안을 강타했을 때 부산 강서구 등 해안가에 식재된 수목이 많이 넘어지는 피해를 입었으나 방재림 조성지에서는 피해가 크지 않았다"면서 "침엽수와 활엽수를 섞어서 심고, 다양한 층 구조를 갖는 복층림으로 조성해 방재효과를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배수로 등 방재시설과 함께 휴식공간 기능도 병행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 해안경관 창출 및 시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과 해일 등으로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내년에도 사업비를 확보해 2단계 구간에 방재림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 과장은 "앞으로 강서구뿐만 아니라 사하구 등 인구밀집지역의 해안으로 방재림을 점차 확대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쓰나미 에너지 80% 이상 흡수

해안방재림은 바다에서 발생하는 해일 및 지진, 풍랑 등에 의한 피해를 감소시키기 위해 해안과 접한 지역에 조성하는 숲이다. 밀려드는 해일의 유속과 에너지를 저하시키고, 표류물의 이동을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또 파도에 의한 파괴력을 감소시키는 한편 사구의 이동을 방지하는 기능까지 한다. 최근 사례를 보면, 일본 센다이 공항은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미야기현에 위치하고 있으나 공항 앞의 폭 300m에 이르는 해안방재림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보고됐다.

강원대 전근우(산림환경과학대학) 교수의 '해안방재림 쓰나미 저감 효과' 논문에 따르면, 방재림 폭 60m의 경우 에너지의 90%, 진입속도의 70%가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부산시의 해안방재림 1차 조성사업은 각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해안림연구회와 일본해안림학회는 26일부터 이틀간 부산 벡스코에서 공동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며, 참석하는 한일 양국의 대학교수와 공무원 등 100여 명은 부산의 해안방재림 조성지를 견학할 예정이다. 강원대 전근우 교수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동일본 대지진의 쓰나미로부터 본 해안림의 방향' 등에 대해, 일본 야마카타 대학교의 순이치 키쿠치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과 이마무라 연안의 소나무 시스템'에 대해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