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지 과도한 인공조명 사용, 수면 방해로 주민 건강권 침해…식물 생육·철새 이동 등 방해
- 1~4종 조명환경관리구역 지정, 가로등·전광판 설치기준 강화…환경영향 3년에 1회 이상 평가
- 해외는 천문대 주변 관리 엄격
성경 창세기는 조물주가 빛을 만드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 만큼 인류에게 빛은 중요하다. 그러나 과하면 모자람만 못하는 법. 인공조명 탓에 밤낮없이 비치는 빛은 이제 공해 수준을 넘어섰다.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는 등 부작용이 많아지자 정부가 빛공해를 막기 위한 법을 제정했다. 환경부는 인공조명의 오·남용으로부터 국민건강과 생태계 보호를 위해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을 제정, 1일 공포했다.
■별이 사라지다
빛공해란 인공조명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과도한 빛을 비추거나 조명영역 밖으로 누출되는 빛 때문에 건강권을 침해당하거나 쾌적한 생활을 방해받는 상태를 말한다. 빛공해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1980년대 이후다. 빛공해는 에너지 낭비와 함께 인간의 생활 환경과 생태계에 많은 영향을 준다.
도심을 걷다보면 백화점이나 대형 상가 매장에서, 또는 가로수와 건물의 외벽을 치장한 인공조명을 수없이 만난다. 상업적 목적으로 또는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설치한 조명들이지만 사람들의 눈을 부시게 하고, 밤하늘의 별조차 시야에서 사라지게 만든다. 심지어 침실 창문으로 들어오는 가로등과 옆집의 조명 때문에 수면안대를 하지 않으면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식물에게도 빛공해는 문제다. 단일식물의 경우, 하루 최대 빛을 쬐는 시간이 12시간 이내일 때 생육이 제대로 된다. 그러나 24시간 내내 빛에 노출되면 식물의 성장에 악영향을 준다. 동물의 경우도 철새들이 진로를 이탈하거나 포유류의 번식 능력이 떨어진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2010년 도심 한가운데서 매미가 밤에도 시끄럽게 울어대자 소음을 측정했는데 평균 72.7dB로 조사대상 지역의 도로변 자동차 주행소음 평균(67.9dB)보다 높았다. 이 같은 현상은 빛공해가 심한 곳에서 주로 확인됐다.
■빛공해, 환경오염으로 관리
빛공해 방지법이 제정되면서 그동안 명확한 기준이 없어 무절제하고 경쟁적으로 설치·사용된 조명기구들은 앞으로 국가차원에서 환경오염으로 규정되고 관리된다.
시·도지사는 법에 따라 빛공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구역의 지역특성을 고려해 1~4종으로 구분, 조명환경관리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조명환경관리구역의 건축물 조명, 전광판 및 각종 도시기반시설 조명은 허용된 빛방사기준에 따라 설치해야 한다. 허용기준을 지키지 않으면 개선명령 받을 수 있다.
빛공해법은 환경부장관이 가로등의 상향광을 최소화하고, 전광판의 시간대별 밝기를 조절하도록 규정하는 등 조명기구의 설치·관리 기준을 정해 고시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시·도지사는 관할 지역의 빛환경이 주변지역에 미치는 환경상 영향을 3년에 1회 이상 평가하도록 했다.
환경부는 법률시행으로 ▷수면을 방해하는 빛이나 ▷보행자, 운전자에게 눈부심을 유발하는 빛 ▷천체관측 장애 ▷에너지 낭비를 일으키는 빛이 억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낭비되는 빛을 줄이게 되면 에너지 절약으로 이어져 건축물 조명의 경우 37.5%, 가로등의 경우 46%의 전력소비가 절감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해외 사례는
체코는 지난 2002년 빛공해 관련법을 제정했다. 미국에서는 주요 천문대 주위에서의 조명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한다. 1980년대 캘리포니아주의 한 천문대에서는 천체관측에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모든 가로등을 나트륨 램프로 교체했다. 미국에는 2500개가 넘는 지역에서 법과 조례를 시행 중이다. 일본은 1998년에는 '광공해 대책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