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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정지·수직 비행 벌새의 비밀 풀었다

초고속 엑스레이 카메라 활용, 초파리에 가까운 날갯짓 확인

  •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  |   입력 : 2011-12-21 19:41:01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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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육을 고성능 기어처럼 사용

수많은 조류 가운데서도 벌새는 독특한 비행 능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작은 몸집에 자유자재로 정지비행과 수직, 수평 방향의 비행을 할 수 있다. 이 같은 특성은 정찰과 감시 기능을 갖춘 로봇을 개발하면서 모방하려는 특성이기도 하다. 벌새의 비행은 다른 새가 나는 방식과 비교해 매우 부자연스러운 동작이기에 지금까지 벌새의 비행 원리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최근 미국 연구진은 초고속 엑스레이 카메라를 활용해 이 비밀을 밝혀냈다.

■곤충을 닮은 벌새의 비행

제자리 비행을 하는 붉은목벌새.
벌새는 새의 골격을 가졌지만 곤충처럼 비행한다. 대부분 새는 날개를 아래 방향으로 저을 때만 상승할 수 있지만 벌새는 날개를 뒤집을 수 있어 위로 저을 때도 상승할 수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곤충의 비행과 흡사한데 곤충과 달리 날개를 뒤집을 때 벌새는 뼈를 뒤집어야 가능한 비행으로 새의 골격에서는 일어나기 어려운 부자연스러운 동작이다. 영국 왕립학회보에 발표한 논문에서 연구진은 벌새가 몸통과 날개 연결 부위의 근육을 이용해 뼈를 비틀어 비행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타이슨 헤드릭 박사는 "조류의 비행에는 필수적으로 인간의 팔뼈에 해당하는 날개 뼈를 사용하는데 벌새는 비행 과정에서 어깨 근육을 사용해 날개를 앞뒤로 젓는다. 이 같은 날갯짓은 일반적인 조류보다는 초파리에 더 가깝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엑스레이 시스템에 초고속 카메라를 장착해 붉은목벌새의 비행을 촬영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인간의 손목에 해당하는 뼈를 비틀어 벌새가 날개를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적은 에너지로 빠른 비행

초고속 엑스레이 카메라로 촬영한 비행 중인 붉은목벌새의 골격.
연구팀은 벌새의 날개 피부에 백금 입자를 붙여 뼈의 위치를 표시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벌새가 다른 새들과는 달리 큰 어려움 없이 곤충처럼 상승 운동을 하는 과정을 직접 관찰할 수 있었다. 벌새가 상승 운동을 할 때는 날개를 몸쪽으로 당기는데 이때 날개를 회전시켜 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한다. 헤드릭 박사는 "공기역학적으로 볼 때 일반적인 메커니즘으로는 상승 운동을 할 수 없지만 벌새는 날개를 회전시키기 때문에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새가 인간의 어깨에 해당하는 뼈를 위아래로 펄럭이는 데 반해 벌새는 이 뼈를 비틀어 날개를 펄럭인다.

다른 새와는 다른, 곤충과 유사한 동작으로 벌새는 작은 날개와 가슴 근육의 수축을 통해 엄청난 힘을 효율적으로 날개에 전달한다. 벌새는 날개를 약간 비트는 것만으로도 날개를 140도 각도로 저을 수 있다. 이때 비행에 사용하는 벌새의 근육은 고성능 기어와 같이 작동한다. 곤충처럼 작은 동물은 생존을 위해 날개를 빨리 저어 재빠르게 움직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근육 에너지 소비는 최소화한다. 벌새는 곤충과 마찬가지로 근육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작은 동작으로도 빨리 날 수 있는 해답을 찾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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