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풍력터빈 제조업체 마카니 파워사의 기술진이 고고도 풍력 발전장치 '윙7'을 공중에 뛰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 석탄 발전소와 경쟁할 효율 갖춰
- 불규칙적으로 부는 바람도 활용
- 물에서 수소 뽑아 연료전지 저장

바람은 태양이 주는 무궁무진한 에너지로 여겨진다. 하지만 풍력발전 열기 속에 드러나지 않은 약점도 적지 않다. 바람의 세기와 방향이 일정하지 않은 곳에서는 효율적인 발전을 하기 어렵다. 또 바람은 지표보다 높은 공중에서 더 강하게, 지속적으로 불지만 이를 이용하기는 어렵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 연구진은 하늘을 나는 풍차 형태의 풍력발전기와 연료전지 시스템을 결합해 간헐적으로 부는 바람을 이용한 풍력발전기술을 개발했다.

■풍력발전 터빈, 공중에 띄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풍력터빈 제조업체 마카니 파워 사는 항공기와 헬리콥터, 로봇을 합친 듯한 고고도 풍력발전 장치, 즉 '하늘에 설치한 발전소'를 개발했다. 공중 가동 터빈은 비행기처럼 이륙해 가동된다. 지상이 아닌 공중에 발전용 터빈을 띄우는 것은 좀 더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부는 바람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상 수백 m 상공에 터빈을 띄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마카니 파워사 연구팀이 개발한 풍력발전 터빈은 길이 8m짜리 날개 7개를 가져 '윙(Wing) 7'로 불리며 시속 30㎞ 정도의 바람에서 20㎾의 발전용량을 지닌다. 무게 56㎏의 윙 7은 최고 450m 높이까지 도달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지상 풍력 터빈이 생산하는 것보다 배 가까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윙 7은 450m 고도에 올려진 뒤 급강하하다가 다시 상승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며 원을 그리듯이 지속적으로 난다. 이때 각각의 날개 가장자리에 있는 풍력 터빈이 바람에 직각으로 마주치게 되며 최대한의 에너지를 모으고 생산하게 된다. 생산한 전력은 케이블을 통해 지상으로 전송된다. 마카니 파워사의 기술은 고도 300~600m 사이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공중 발전소'는 현재 가장 낮은 비용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석탄 발전소와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늘을 나는 풍력발전소에 대해 일부에서는 새들에 위협이 될 것이란 지적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마카니 파워 사는 풍력 터빈 시스템이 대부분의 새가 나는 고도보다 높은 곳에서 가동되기 때문에 서로 공간이 중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지상의 풍력 터빈 타워처럼 새들이 둥지를 치는 장소로 활용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공중 발전 시스템을 2015년에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불규칙한 바람 이용 수소 생산

캐나다의 하이드로제닉스사는 풍력발전단지에서 간헐적으로 생산되는 에너지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연료전지에 저장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독일 헤르텐 시에 설치할 수소 생산·저장-연료전지 시스템은 간헐적인 풍력발전 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하고 이 과정에서 생산되는 수소를 저장한다. 나중에 전기가 필요하면 연료전지 시스템을 이용해 다시 전기로 변환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이 눈길을 끄는 것은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하는 과정, 다시 저장한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는 수소 연료전지에 필요한 수소를 생산할 때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고 일부에서는 바이오가스를 이용한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또 수소 생산을 위해 물을 전기분해하는 경우에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지만 근본적으로 전기 생산을 위해 많은 에너지와 비용이 소모되고 이산화탄소도 발생하게 된다.

헤르텐 시에 도입되는 풍력발전-연료전지 연계 시스템은 이산화탄소를 발생하지 않는 동시에 경제성도 높일 수 있다. 또 연료전지의 원료로 수소 가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풍력발전-수소 생산·저장-연료전지 시스템 조합은 활용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