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동강 둔치 등서 맹꽁이 발견, 삼락강변공원 다양한 종 서식
- 쇠미산 습지·금정산 남문습지, 산개구리·도롱뇽 등 확인
- 전문적 연구·모니터링 필요

부산지역의 주요한 동식물 서식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금정산 남문 습지.

부산지역은 강과 산을 낀 천혜의 자연 자원을 갖추고 있다. 산지와 하천의 독특한 경관과 다양한 동식물들은 그 자체로 큰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이 같은 자연자원에 대한 관리는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 최근 지역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부산지역 자연자원의 보존과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야생동식물보호구역을 지정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부산은 낙동강 둔치와 하구 일웅도 등에서 멸종위기종인 맹꽁이가 발견됐다. 이곳 외에도 금정산 등에서 다양한 양서류가 서식하고 있다. 환경단체인 생명그물에서 중부산과 동부산 지역의 양서류 서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 모두 8종의 양서류를 확인했다. 이 가운데는 법정보호종인 맹꽁이와 환경 위해종인 황소개구리도 발견됐다. 양서류는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한 종으로 최근에는 서식지 파괴와 외래종 유입, 환경오염의 영향이 더해져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서류의 감소가 인류의 미래를 바로 보여주는 예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다양한 동식물 가운데서도 양서류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보호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정산 남문 습지에서 발견된 올챙이. 사진=생명그물

이미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낙동강 하구를 제외하고 부산지역의 주요한 야생동식물 서식지 가운데 보호지역 지정이 필요하고 또 활용가치도 높은 곳이 삼락강변공원 일대다. 이곳은 삼락체육공원 상단 지역으로 예전의 경작지가 묵어 자연 초지로 돌아간 곳으로 멸종위기종 Ⅱ급인 맹꽁이 서식이 2008년 처음으로 확인된 곳이다. 이후 지속적인 모니터링 결과 82만여㎡의 자연 초지 전역에서 골고루 발견됐다. 이외에도 두꺼비와 옴개구리, 참개구리, 청개구리, 장지뱀 등이 발견돼 종 다양성이 높은 지역이다.

삼락둔치 외에도 쇠미산 습지와 금정산 남문습지에도 다양한 양서류가 서식하고 있다. 쇠미산 정상 인근에 있는 습지는 1300㎡ 규모와 2400㎡ 규모의 두 곳의 습지로 구성돼 있으며 모니터링 결과 산개구리와 무당개구리, 참개구리, 도롱뇽이 발견됐다. 이곳은 현재 동래구가 자연생태학습장으로 조성했다. 남문습지는 소규모 저수조 두 곳으로 역시 산개구리와 참개구리, 무당개구리, 도롱뇽 서식이 확인됐다. 이외에도 기장군 철마산 8부 능선에 있는 상곡지는 이탄층으로 다양한 개구리 종류가 발견된 곳이다.

도롱뇽 알

현재 일부 지자체가 보호구역 지정이나 전문적인 모니터링으로 자연자원 보호에 나서고 있다. 서울은 서초구 우면산 야생동식물보호구역을 2007년 처음 지정한 이래 노원구 수락산(2008년), 은평구 진관(2010년) 야생동식물보호구역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수락산 구역은 고란초 서식지이며 나머지 두 곳은 두꺼비와 양서·파충류 서식지로 보호받고 있다.

부산지역에서는 낙동강하구에코센터 등의 기관과 환경단체에서 연구와 모니터링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조류나 식생 등으로 조사 분야가 제한적이고 조사 지역도 일부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보호구역 지정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분포지역 조사와 산란시기 조사, 개체수·종 다양성 조사 등 전문적인 연구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부산시 등 지자체에서 예산과 행정적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이준경 양서류보존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삼락공원 등 양서류 서식지를 특화한 생태공원으로 지정하고 학습장 등을 운영하면 부산만의 독특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보호구역 지정을 위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모니터링 작업이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