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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빌런 <1> 연인관계, 남사친·여사친 숨겨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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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생채기 한번 없는 사람이 있을까. 단지 마음의 상처가 몸의 상처보다 아프거나 더 깊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산다. 안 그래도 충분히 아픈데, 마음의 병을 개인의 문제로 보기도 한다. “네 의지의 문제다”, “몸이 편해서 그렇다” 식으로 말하는 주변인들로 더 고통스러울 때도 있다. 정말 개인의 문제일까. 조금 더 들여다보면 개인의 마음과 타인과의 ‘관계’에서 영향을 주고받는 모습을 알 수 있다. 누군가의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가 되기를 기대하며 우리의 관계를 상담하는 ‘어쩌다빌런’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사진=유튜브 닥터dj 영상 캡처
[김채호PD] 세상에 많은 고민들이 있지만 그 시작점은 저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도움을 주실 선생님을 모셔왔습니다.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저는 매일 마음의 생채기를 가지고 찾아오시는 분들을 상담하는 일을 하고 있고요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고민을 듣다 보니 그 중심에는 항상 관계가 자리 잡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고민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얼마 전에는 '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라는 책을 펴냈고요 지금도 짬짬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김채호PD] 저도 참 이런 관계가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요 관계를 정의하면 뭐라고 해야 할까요?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관계란 사실은 누구에게나 어렵지만, 또 좋은 관계를 통해서 관계로 받은 상처를 이겨내고 또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굉장히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저는 이렇게 정의를 내리고 싶습니다.

[김채호PD] 첫 주제를 정하는 게 참 고민이 많이 됐는데 첫 번째 주제는 연인 관계입니다. 연인 관계. 이게 친구도 아니고 가족도 아니고. 연인 관계를 어떻게 정의를 내려야 할까요?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네. 사실 성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관계가 저는 연인 관계 나아가 부부 관계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누군가와 강하게 연결되고 내가 힘들거나 속상했을 때 위로받고 싶고 의지하고 싶고 그런 마음이 드는 정서적 유대 관계를 우리는 애착이라고 하거든요 우린 태어나서 주로 주 양육자인 부모님들과 어린 시절에 애착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런데 성인이 되어서는 그 애착 대상이 주로 연인이나 배우자가 되거든요 누구든 스트레스를 받고 마음이 힘들어지면 위로나 어떤 지지가 필요한 순간이 있는데요. 그것이 우리는 애착이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그때 나와 강한 정서적 유대 관계에 있는 연인이 나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는 것이죠.

[김채호PD] 연애 관계 빌런이라고 하면 여사친, 남사친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자친구의 남사친, 남자친구의 여사친. 용납할 수 있을까요?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굉장히 어려운 질문인 것 같아요. 대개는 이제 상담실 찾아오셔서 서로 이러한 것들로 싸우시거나 질문을 많이 하시거든요. 근데 저는 여기서의 핵심이 사실은 내가 좋아하는 내 연인의 이성 친구를 허용하느냐 마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엄밀히 말하면 내가 굉장히 사랑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사람의 사회생활이나 대인 관계를 사실상 물리적으로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은 힘듭니다. 힘들기 때문에 이것을 제가 생각할 때는 서로 간의 신뢰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서로가 굉장히 깊이 사랑하고 단단하게 연결이 되어 있다면 그 상대의 대인 관계나 이성 친구와의 친밀도가 사실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근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 말고 관심 두는 사람이 있나? 혹은 나에 대해 사랑이 식은 게 아닌가? 나 말고 다른 사람을 만나면 어떡하지? 이런 불안 때문에 갈등의 씨앗이 올라온다고 볼 수 있어요. 다만 상대가 진짜 조금 애매한 포지션을 취한다든지 진짜 나 말고 누군가 이성을 만나는 게 확실시된다면 그것은 서로 대화를 해서 노선을 정리할 필요가 있겠지만, 내가 왠지 좀 불안한 마음이 든다는 것은 사실 신뢰의 문제라고 볼 수 있고 또 반대로 상대가 뭔가 대인 관계를 하는 데 있어서 내 연인이 내가 누군가와 이렇게 남사친 혹은 여사친과 연락을 하는 데 있어서 불안해한다. 그럼 그 사람을 좀 안심시켜주고 내가 그 관계들을 좀 정리할 필요도 있는 거예요. 그래서 중요한 것은 서로 간의 소통과 상대에 대한 신뢰다. 저는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김채호PD] 사람들의 생각도 들어봤습니다. 
[시민1] 저는 허용 안 됩니다.
[시민2] 남사친이 이제 조금 있으면 괜찮은데 너무 많으니까
[시민3]어... 둘이서 만나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시민4]여사친..

[김채호PD] 결론적으론 안 된다는 게 많았습니다.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아마 불안하기 때문일 거예요. 근데 저는 이런 질문을 드려보고 싶어요. 누군가가 남사친이나 여사친과 연락을 하거나 만날 수 있죠? 근데 내가 그것을 연인에게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가? 오늘 뭐 했어? 누구 만났어? 이렇게 물어봤을 때 그것을 내가 그냥 편하게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다 그러면 그 사람도 그 여사친이나 남사친을 이성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해요. 
근데 연인이 뭐라고 질문을 했는데 좀 머뭇거린다든지 오히려 좀 숨기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이 사람 그냥 나 친구야라고 말로는 하고 있지만, 내 마음 어딘가에 조금 꺼림칙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이것을 좀 솔직하게 서로 공유할 수 있고 상대 연인이 그 사람 만나는 거 난 좀 불편해라고 얘기했을 때 그것을 좀 조절할 수 있거나 아 그럼 내가 앞으로 좀 조심할게라고 할 수 있다면 아무 문제가 아닌데요. 그것을 내가 조금 회피하거나 숨기거나 했을 때 상대는 조금 더 불안할 수 있겠죠. 그런 것들로 많이 다투십니다. 

[김채호PD] 특히 여자분들이 그런 얘길 많이 하더라고요. 촉이 온다고.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AI가 따라가지 못하는 건데요. 우리는 사람을 바라보거나 할 때 그 사람이 지금 약간 공포심을 느끼는지 약간 주저하는지 그 말을 할 때 좀 주저하는지 혹은 진심으로 나에게 얘기하는지 그걸 알아챌 수 있어요. 그리고 또 하나의 단서는 우리의 그 공막에 있는데요. 사람처럼 이렇게 흰 자이가 많은 동물이 잘 없어요. 보시면 이제 고양이나 혹은 강아지나 혹은 새 같은 경우도 이 눈동자가 꽉꽉 들어차서 사실 어디를 보는지 잘 알 수 없거든요. 근데 사람은 흰 자이가 굉장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어디를 슬쩍 보는지 눈을 아래로 보는지 이런 것들을 알 수 있어요. 재밌는 게 이제 어딘가를 주시할 때 정면으로 주시할 때 보이는 시야와 살짝 이렇게 옆에서 보이는 주변 시야가 있어요. 근데 그 주변 시야에서 감정을 더 잘 알아챈다는 연구가 있거든요. 

[김채호PD] 어디서든 조심해야겠습니다.

[김채호PD] 사람들의 생각도 들어봤습니다. 
<어쩐 점에서 사랑에 빠지나?>
[시민1] 쉽게 말하면 자상한 스타일
[시민2] 21세기 사회에서 당연히 얼굴
[시민3] 잘 챙겨주는 부분에서 매력을
[시민4] 처음에는 얼굴보고

[김채호PD] 여자는 성격 자상함 뭐 등등인데 이거 뭐 다 비슷한 말인 것 같은데 사실 이게 거짓말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여성들도 남자 얼굴 보고 사랑에 빠지는 것 같은데 실제 외모도 사랑에 빠지는 요소가 될까요?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너무 당연합니다. 저는 가장 큰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사람은 시각이 굉장히 발달한 동물이에요. 뇌 구조를 보면 사실 시각부위가 크거든요. 그래서 이제 외모를 보고 첫인상을 우리가 딱 느끼고 누군가에게 매력을 느낀다고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데요. 

저는 저 질문을 보고 든 생각이 이제 피디님이 직접 질문을 하셨을 거잖아요. 

[김채호PD] 네 맞습니다.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우리가 익명으로 무작위로 설문할 때와 실제 사람이 직접 내 눈을 바라보면서 물었을 때 답이 다를 수 있어요. 왜냐하면 우리는 AI가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가 그 사람이 나에게 질문을 했을 때 저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이 대답을 했을 때 저 사람은 어떻게 판단할까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거든요. 

실제 연구에서도 이렇게 무작위로 설문하거나 했을 때 이 정도 금액을 기부하시겠습니까 했을 때는 기부금액을 굉장히 적게 적던 사람도 실제 상담원이 이 정도 얼마 기부하시겠어요? 라고 직접 물어보면 그 금액이 월등히 많았다고 해요. 그래서 저는 이제 피디님 남성분이시기 때문에 여성에게 질문을 했을 때 그 여성분이 이 피디님이 내가 외모나 너무 이렇게 조금 속물적인 대답을 했을 때 이 피디님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를 너무 외모만 중요시하는 사람으로 평가하지 않을까? 이런 것들을 고려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채호PD] 연애는 사랑은 유통기한이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네. 맞습니다. 누군가 이성들끼리 사랑에 빠지는 것은 처음에 이제 강렬한 요소가 사실 외모겠죠. 외모라든지 혹은 그 사람의 어떤 능력일 수도 있겠고요. 사랑에 빠질 때는 우리 뇌에서 강렬한 어떤 쾌감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 같은 물질들이 많이 분비돼요. 근데 그게 방금 유통기한 유효기간이 있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몇 개월이 지나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늘 불타는 사랑을 할 수는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몇 개월 정도 그 도파민의 분비가 좀 줄어들었을 때 그러면 지속적인 관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과학자들이 그런 연구를 했어요. 그랬더니 그때 관여하는 호르몬은 도파민 같은 물질이 아니라 옥시토신이나 바소프레신인 것 같다. 이런 연구들이 있어요. 사람의 어떤 그런 농도를 직접적으로 채취하기는 좀 어렵기 때문에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 있는데요. 

굉장히 유명한 연구가 초원 들쥐와 산악 들쥐에 대한 연구예요. 초원 들쥐는 그들의 이제 생태를 관찰해 보면 사람처럼 암수가 한 번 이렇게 짝을 이루면 오랫동안 같이 시간을 보낸다고 해요. 근데 신기하게도 산악 들쥐는 그러지 않고 계속 이렇게 상대를 바꾸면서 금리를 하는 거죠. 그래서 어떤 차이가 있나 봤더니 초원 들쥐에서는 바소프레신의 농도가 뇌에서 좀 더 높게 나왔고 산악 들쥐에서는 그게 좀 낮게 나왔다고 해요. 그래서 사람들의 어떤 애착 관계에 있어서도  이게 어떤 순간적인 매력이나 강렬한 쾌감이 아니라 그 사람과 신뢰하고 서로 의지하고 애착을 연결하는 그런 것들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연구에서는 밝히고 있고요 

우리가 연인 관계를 유지하거나 부부관계를 유지할 때 있어서 이 사람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얼마나 아름답고 잘생겼나 이런 것보다는 이 사람이 얼마나 나를 잘 인정해주는가 잘 위로해주는가 이런 것들이 중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실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을 이렇게 바라보고 대화를 하거나 혹은 살짝 포옹을 한다거나 같이 많은 대화를 나누면 옥시토신 분비가 늘어난다는 연구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제 가까운 사람들일수록 사실 이런 기대를 하는 것 같아요. 오래된 연인이나 배우자들은 처음처럼 그런 불타는 감정이 없어요. 이게 조금 이상한 것 같아요 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20대 같은 분들 중에서. 저는 그렇게 말씀드리죠. 그게 당연한 거예요. 몇 개월이 지나면 이제 그런 불타는 사랑은 더 이상은 할 수는 없지만 조금 더 단단하고 나에게 훨씬 더 힘이 되는 관계로 변할 수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오래 사귀었기 때문에 저 사람이 나를 눈빛만 봐도 알아주겠지 이런 기대를 하거든요. 근데 이제 그런 기대를 하기 전에 내가 조금 더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고 조금 더 내 마음을 전달하고 대화를 많이 하고 같이 가까이 뭔가를 공유할 수 있는 활동을 좀 많이 연습을 하시라 저는 이렇게 조언을 드리는 편입니다.

[김채호PD] 한 줄 정의를 내려주신다면 어떨까요.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우리는 흔히 연인을 인연이다라는 말들을 많이 하잖아요. 뭔가 딱 인연이 되어야지만 연인 관계가 유지가 될 것 같은 우리는 착각들을 하는데 저는 연인 관계란 나 혼자서 살아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상대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유연함을 가지는 것이라고 정의를 하고 싶습니다.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들려주는 어쩌다빌런 연인관계에 대한 내용은 유튜브 닥터DJ와 네이버 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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