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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새학기 적응장애 겪는 아이, 대처능력 키워주세요

  • 이수진 온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   입력 : 2022-04-04 19:26:51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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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부모들은 아이가 새로운 반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건강하게 지내기를 원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학년이 바뀌면서, 이전까지 익숙했던 교실과 친구들, 선생님과 헤어지고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다.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활력을 북돋우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방향으로 작용하지만, 저항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면 우울, 불안, 의욕과 자신감 상실, 신체리듬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욱 하면서 성질을 부리거나 평소와 다른 행동들, 예를 들면 등교 거부, 야뇨증,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언행을 보이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부모는 지금까지 착했던 아이가 왜 이러는지 당황하기 마련이다. 특히 집이나 학교 같은 특정 상황에 노출될 때 증상이 두드러지고, 그 외 일상 생활은 잘해서 ‘꾀병’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이처럼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의 균형이 깨져 예상보다 심각한 괴로움을 경험하거나 부적응적 반응을 보이는 경우를 ‘적응 장애’라고 한다. 이 같은 어려움은 마음이 여리고 적응력이 부족한 아이에게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누구든지 그 상황에서 이를 악물고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대개 별일 없이 극복해 낸다. 하지만 한계 상황에 봉착하는 것도 드물지 않다. 이런 경우, 자신이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거나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 좌절감을 느낀다.

이때 부모나 교사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아이가 막다른 곳에 몰리지 않도록 안도감을 주고, 잠재적인 힘이나 특색을 발휘하도록 지원해줘야 한다. 너무 나약하고 미숙한 아이에게 마음의 위로를 주고,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아이에게 인식시켜 주는 게 필요하다.

이렇게 아이의 ‘안전기지’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대화할 때 “네 말이 맞네, 네가 이렇게 말했는데 정말로 그런 것 같다”고 하면서 동의하고 공감하는 태도부터 가져야 한다. 또 아이가 원할 때는 건성으로 받아넘기지 말고 적절한 응답을 해줘야 한다. 원하지 않는데 일방적으로 강요해서는 안 된다. 아이와 마음을 공유하고 아이의 처지에서 생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 중점을 두는 말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문제의 상황에 대처하는 기술과 능력, 즉 대처기술을 키워야 한다. 먼저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곤란한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흘려버려서 신경 쓰지 않는 방법이 있다. 다음으로는 상황의 원인이 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거나, 주위에 적절한 도움을 요청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자기 생각이나 주장을 명확히 전달하는 방법을 배우고, 다른 사람과 상담하거나 전문가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피하지 말아야 한다.

이 같은 방법들을 적절히 사용해 아이의 특성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도록 도와줘야 한다. 적응 장애는 무언가에 가로막혀 좌절 직전임을 나타내는, 아이가 보내는 ‘SOS’ 신호이다. 따라서 평소 유심히 살피고 제때 적절한 방법으로 대응해야만 되돌릴 수 없는 상태로 빠지는 걸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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