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대표하는 어종으로 도다리를 손꼽는다. 대부분 사람이 봄 도다리로 겨우내 지친 몸의 원기를 회복한다고 한다. 대표적인 음식이 도다리 쑥국이다. 겨우내 꽁꽁 언 땅이 봄 볕에 살포시 녹을 즈음부터 강변이나 야산, 길 옆, 어디서든 새파란 싹을 틔우며 고개를 내민 쑥과 함께 봄에 처음 잡히는 도다리의 궁합은 활력을 불어넣는 대표적인 음식이기도 하다.

도다리낚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어 어렵지않다. 도다리는 지역에 따라 두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남해와 서해안에서는 도다리라는 이름이 많이 쓰이지만, 실제로 도다리낚시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동해에서는 가자미라는 이름이 더 많이 쓰인다. 일부 꾼은 도다리와 가자미를 다른 어종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는 같은 어종을 두고 지역에 따라 다르게 부르는 것일 뿐이다. 물론 도다리속에 속하는 도다리와 가자미속에 속하는 가자미는 엄연히 학술적으로 다른 어종이다. 하지만 동해안에서도 도다리와 가자미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가자미’라 부르듯, 남해나 서해에서 일괄적으로 ‘도다리’라고 부르는 것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국내에서 잡히는 가자미(도다리)류는 20가지가 넘지만, 낚시에 올라오는 것은 주로 도다리·돌가자미·참가자미 등이다.

도다리는 모래밭이나 자갈밭에 서식하지만, 바닥에 붙어서 활동할 뿐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탐식성이 강하고 공격적이라 움직이는 미끼에 쉽게 유혹되므로, 이 습성을 잘 이용하면 어렵지않게 마릿수 조과를 올릴 수 있다.

이달 초순부터 남해동부 지역에서 물오른 도다리가 선보이기 시작해 다음 달부터는 본격적인 시즌에 접어 든다. 동해남부는 시즌이 한달가량 늦게 시작된다.

도다리낚시는 크게 원투낚시와 배낚시로 나뉜다. 도다리는 한겨울을 제외하면 언제라도 낚을 수 있는 어종이지만, 봄에 낚이는 도다리가 연중 가장 살이 통통하고 또 맛이 좋다. 마릿수 또한 일년 중 가장 많은 때가 봄이다. 봄을 도다리낚시 피크시즌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도다리 원투낚시는 백사장이나 방파제 같이 조류가 느린 지역에서 주로 이루어지며, 중날물이나 중들물처럼 조류 흐름이 가장 활발한 시간대에 입질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도 상식 삼아 알아 두는 게 좋다. 배낚시는 선장들이 포인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입질이 뜸하면 다른 포인트로 이동이 가능해 마릿수 조과를 쉽게 올릴 수 있다. 우리나라 도다리 배낚시는 전국적으로 이루어진다.

남해동부와 동해남부 지역은 봄만 돌아오면 도다리 배낚시를 전문적으로 나가는 배가 포구마다 즐비하다. 부산권과 가까운 경남권에도 요즈음 도다리 출조를 전문적으로 하는 배가 많기 때문에 취향대로 골라서 출조를 하면 된다. 도다리낚시의 미끼는 청갯지렁이와 참갯지렁이가 주로 사용된다. 출조지 근처의 낚시점 어느 곳을 가더라도 판매를 하기 때문에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박춘식 낚시 칼럼니스트

씨알 좋은 봄도다리를 잡은 낚시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