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철거 위기에 놓인 지역 문화유산인 강서구 옛 대저수리조합 건물(국제신문 지난 1일 자 4면 보도)의 보존·철거 조정안을 찾는다.

　시는 강서구와 전문가로 구성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대저수리조합 건물의 보존·철거 조정안을 마련하겠다고 5일 밝혔다. 대저수리조합 건물은 1916년 일제강점기에 건립된 근대식 건축물로 사무동과 비료창고로 구성돼 있다. 현재는 각각 강서도시재생열린지원센터와 문화창고로 사용되고 있으며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부산시 ‘근대건조물 보호에 관한 기본계획’에 의거, 지난해 근대건조물 관리목록에 포함됐다.

　그러나 이 일대가 2016년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인 ‘근린재생형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돼 문화중심특구 조성 사업이 진행되면서 대저수리조합 건물이 철거 위기 놓였다. 강서구는 대저수리조합 건물을 허물고 총사업비는 195억 원(국비 30억·시비 55억·구비 110억)으로 해당 부지에 서부산 영상미디어센터 등을 포함한 문화시설 건립을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현재 설계 용역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대저수리조합 건물의 철거 계획이 알려져 지역 건축계·역사학계가 반발하자 시가 중재에 나섰다. 시는 강서구 관계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건물의 역사적 의미를 살리면서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할 최적의 조정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시 도시재생위원회는 지난 2월 기존 시설물의 역사적 가치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조건으로 문화중심특구 조성사업을 조건부 승인한 바 있다. 시는 5일 오후 강서구청에서 개최된 ‘설계 공모 현장설명회’에 직접 참가해 공모 참가자들에게 이 같은 방안을 강조했다.

　김광회 시 도시균형재생국장은 “지역성과 역사성을 가진 귀중한 근대 건축문화 유산인 만큼 현재 추진 중인 뉴딜사업의 목적에 부합하는 최적의 조정안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정민 임동우 기자 link@kookje.co.kr

옛 대저수리조합 사무동. 부산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