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10만 마리나 사용됐지만
- 상당수 낡고 기본 장비도 못갖춰
- 설립 땐 지침 제정·체계 표준화
- 정부-연구소 중개 역할도 기대
최근 화장품업계는 동물 실험을 대체하는 비동물실험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동물실험에 대한 우려와 반대 움직임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이나 연구소에서는 동물 실험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 꼭 필요한 의약품 실험을 위해서 불가피한 현실이지만 시설이 너무 열악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 의과대학 의과학과 오세옥 교수(실험동물자원관리원장)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대학 동물실험 현황과 문제점’에 관한 정책토론회에서 국립대학교 실험동물시설의 열악한 현황과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거점 실험동물 센터를 건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지난달 20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국회의원과 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회장 이상경 경상대 총장) 공동주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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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대 오세옥 교수가 국립대 동물실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부산대 제공 |
이날 토론회에는 오 교수와 박종환 전남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했고 박재학 서울대 교수를 좌장으로 이한웅 한국실험동물학회장, 최양규 한국실험동물수의사회 회장, 김곤섭 한국실험동물의학 교수협의회 회장, 정영린 교육부 교육시설과장, 김기연 농림부 동물보호과장, 이소향 식약처 임상제도과 사무관이 토론자로 나섰다.
오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국 362개 실험동물시설 중 116개의 시설이 대학에 있고 한해 동안 실험에 사용된 동물 370만 마리 중 110만 마리의 동물이 대학에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국립대학의 동물실험 빈도에 비해 상당수의 실험시설이 지나치게 낡았거나 기본적인 시설조차 갖추지 못해 실험동물이 부적절한 환경 속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환기시설, 세척 및 저장공간 부족으로 실험자의 안전마저 위협하는 등 폐쇄가 시급한 수준임이 드러났다.
오 교수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거점 실험동물센터를 건립해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부발전 방안으로 ▷정부지원 재원 마련과 연계사업 강화 ▷윤리적 동물실험 관리체제 구축 ▷국가주력 성장동력사업과 연계한 국립대학 인프라망 구축을 제안했다.
오 교수는 실험동물센터가 실험동물의 관리와 사용의 적절한 방향을 제시해 동물실험의 윤리적 및 법률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고 관련 전문연구인력 양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의 바이오 관련 R&D 투자 분야 연구를 위한 지역의 대학, 연구기관, 기업의 동물실험의 중개센터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오 교수는 “국립대학 실험동물시설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시설 특성별 운영, 관리, 교육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국립대 실험교육센터를 설립해 시설과 관련한 지침을 제정하고 실험동물 관리체계를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대 박재학 교수로 진행된 이날 패널토론회에서 학부 학생들의 실습교육, 지역사회 학교와 업체에 대한 서비스 기능을 겸비한 공동실험실습관 모형의 실험동물센터 건립, 그리고 간접비 재원을 통한 실험동물센터 운영방안 등이 제기됐다.
교육부 정영린 교육시설 과장은 거점 국립대별 상황에 맞고 특성화 계획이 담긴 실험동물센터의 단계적 구축 방안 마련을 제안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김기연 동물보호과장은 “동물실험시행기관 준수사항,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기능 강화를 통해 동물실험 윤리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 이소향 임상제도과 사무관은 “규제관리 업무를 담당하기에 시설 투자 등의 예산지원에는 한계가 있지만 의견수렴을 통해 제도적 보안을 하겠다”고 밝혔다. 행사를 주최한 한정애 국회의원은 “반려동물의 증가로 민간에서는 동물복지와 윤리의식이 강조되고 있다”며 “정부 부처나 국립대학도 법적·제도적 변화를 기다리기보다는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은정 기자
5년간 총 실험 사용동물 수 및 평균동물 수 |
연도 |
총사용동물수 |
평균동물수 |
2014년 |
241만1727 |
7490 |
2015년 |
250만7157 |
7143 |
2016년 |
287만8907 |
8645 |
2017년 |
308만2259 |
8781 |
2018년 |
372만7163 |
1만296 |
※자료 : 농림부, 단위 마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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