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주파·색전술 같은 국소치료는
- 종양세포 남아 암재발 가능성 커
- 간경화 증상 심할 때 등에 적용
- 간암 이식·절제 우선 고려하지만
- 암 상태 따라 치료법 달리해야

부산은 다른 지역보다 간암 발생률, 그로 인한 사망률이 높다. 현재 의료기술을 고려했을 때 조기검진과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때 받으면 피할 수 있는 죽음인 ‘치료 가능 사망’이 간암 부문은 부산이 전국에서 10년간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인구 10만 명당 부산은 54.1명으로 전국 평균(46.5명)보다 많다. 높은 B형 및 C형 간염 유병률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B형 간염의 표면항원 양성률이 전국 평균은 4%이지만 부산은 4.7%로 높다. C형 간염 유병률도 부산은 전국 평균의 1.76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간암 진단을 받았더라도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며, 반드시 간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간담췌외과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의료진은 설명한다.

좋은강안병원 간담췌간이식외과 주종우(맨 오른쪽) 과장이 간암 수술을 하고 있다. 좋은강안병원 제공

■간암 진단받았다면

일반적으로 간암 치료는 해부학적 간절제와 간이식이 우선 고려된다. 장기 생존 면에서 보면 고주파 치료나 경피경간색전술 (이하 색전술), 비해부학적인 국소 간절제 같은 국소치료 방법보다 높은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은 해부학적으로 8개 구역으로 나뉘고 구역마다 간문맥 간동맥 담도를 가지는데, 암이 발생하면 종양세포가 이 간문맥을 따라 다른 구역으로 파급된다. 해부학적 간절제란 암 전파를 고려해 종양이 있는 구역 이상을 절제하는 것을 말한다. 비해부학적 국소 간절제는 이런 구역의 구분 없이 간암이 발생한 제한된 부분만 잘라내는 방식을 말한다.

좋은강안병원 간담췌간이식외과 주종우 과장은 “직접 집도한 사례를 봐도 간암 환자의 10년 생존율은 해부학적 간절제 후 56%, 간이식 후 83%를 기대할 수 있다”며 “특히 간이식을 하면 가장 높은 생존율 및 완치율을 기대할 수 있는데, 이는 간암의 원인이 되는 근본 질환인 B형과 C형 간염을 동시에 치료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간암 환자의 절제 및 간이식 후 사망률은 수술법 발전과 수술 전·중·후 환자 관리 발전으로 세계적으로 5% 이하로 감소했다.

■고주파·색전술 치료는 언제

1.　 2015년 간암 3기로 진단된 35세 남자. 간암(점선 부분) 크기 17㎝, 간암 수치(PIVKAⅡ) 75000. 　 2. 경피경간색전술 시행 뒤 간암 크기 15㎝로 줄고, 간암 수치 438로 감소. 　 3. 2015년 오른쪽 간절제술로 간암 제거했으며, 현재까지 재발 없이 잘 지냄.

고주파 치료나 색전술을 하면 간암이 발생한 간 구역을 충분히 제거하지 못하므로 치료 후에도 종양세포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최대 20%로 높다. 이로 인해 재발은 약 80%나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반면 해부학적 간절제술은 종양이 있는 구역 이상을 잘라내므로 재발률이 훨씬 낮다. 고주파 치료나 색전술과 비교해 해부학적 간절제나 간이식은 침습 범위가 넓어 환자가 부담을 많이 느낄 수 있으나, 좀 더 나은 장기 생존율 및 완치율을 고려한다면 해부학적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고주파나 색전술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간경화가 심해 간 및 응고 기능이 안 좋거나 ▷해부학적 간절제술이 불가할 때 ▷기증자가 없어 뇌사자 간이식을 기다려야 한다면 고주파 치료나 색전술을 시도할 수 있다.

■간암 치료도 맞춤전략 필요

같은 간암이라 해도 진행 정도에 따라 제각각이므로, 환자별 맞춤치료가 중요하다. 간암 진단 당시 암 수치가 높으면 간절제나 간이식 후 좋지 않은 예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땐 간절제나 간이식 전 색전술이나 방사선 치료 등 국소치료로 암 수치를 호전시킨 뒤 이후 수술을 진행하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 과장은 “수술 전 암 수치가 높았던 진행성 간암 환자에서 이 전략을 적용해 보니 생존율 차이가 컸다. 암 수치 개선 후 간이식한 군과 암 수치 개선 없이 간이식한 군의 3년 무병 생존율은 95.5% 대 56.1%로 큰 격차를 보여 맞춤전략이 필요함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실례(사진 참고)로 2015년 간암 3기로 진단받은 A(35) 씨는 간암 크기가 17㎝, 암 수치(PIVKAⅡ)는 75000이었다. 간암 수술 전에 색전술을 시행하니 크기는 15㎝로 줄고, 암 수치도 438로 감소했다. A 씨는 색전술 후 간을 절제해 간암을 제거했고, 현재까지 재발 없이 잘 지내고 있다.

도움말=좋은강안병원 간담췌간이식외과 주종우 과장

이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