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지지 않았는데 비명 지르거나
- 목·어깨 움찔거리는 게 통증신호
- 척수질환과 증상 같아 진료 필요

- 예방위해 먹이·운동량 적정 유지
- 평지서 매일 가벼운 산책 좋아

‘디스크’라고 알려진 추간판탈출증은 요즘 성인이 걸리는 흔한 질환 중 하나다. 직립보행을 하는 사람만 걸리는 질병으로 잘못 알려졌지만 반려동물도 디스크를 많이 앓는다.

제일2차동물메디컬센터 이영재 센터장은 “디스크 질환으로 동물병원을 찾는 반려견이 많은데 보호자는 ‘네발 달린 동물에도 디스크 질병이 있냐’는 질문을 자주 한다”며 “반려견 신경질환 중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이는 질환이 바로 추간판탈출증이므로 질병이 악화되기 전 동물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제일2차동물메디컬센터 이영재 센터장이 반려견 디스크 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일2차동물메디컬센터 제공

■ 유전적 원인 커

반려견이 디스크가 발생하는 데는 품종 소인(유전적 원인)이 가장 크다. 특정 품종은 디스크를 이루는 연골 물질이 나이와 상관 없이 빠르게 퇴행성 변화를 보인다. 소형견에서는 몰티즈 푸들 시츄 페키니즈 닥스훈트 포메라니안 등이, 중형견에서는 코커스파니엘 프렌치불도그 등이 대표적으로 디스크에 잘 걸리는 품종이다.

디스크 질환의 증상은 크게 통증과 마비로 나눌 수 있다. 반려견은 말을 하지 못하므로, 통증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데 만지거나 또는 만지지 않았는데 비명을 지르고 틱 장애처럼 목이나 어깨를 움찔거리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통증이 있다면 잘 움직이지 않고, 춥지 않은데 몸을 떨며 호흡은 헐떡인다. 호흡 이상 증상이 계속돼 동물병원에 내원했는데 디스크로 진단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디스크도 관절질환의 일종이므로 오랫동안 누워있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나면 증상이 더 심하고, 활동을 하면 통증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디스크 질환이 좀 더 심해져 신경에 마비가 생긴다면 걸을 때, 비틀거리거나 주저앉아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증상의 단계는 ▷통증을 호소하나 보행은 정상적 ▷통증이 있으며 보행은 가능하나 다리를 비틀거림 ▷보행이 어려우며 도와주면 서있을 수 있음 ▷기립불능(도와줘도 일어날 수 없음), 심부 통증 존재 ▷기립불능(도와줘도 일어날 수 없음), 심부 통증 소실 등 5단계로 나뉜다. 증상 단계가 낮을수록 약물 치료로 호전될 가능성이 높지만 단계가 높아질수록 수술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일어날 수도 없는 상태인 4, 5단계는 48시간 이내에 빠른 처치가 필요하므로, 내 반려견이 관련 증상을 보인다면 가능한 빨리 동물병원에 내원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 디스크가 아닐 수도 있다?

디스크 질환은 증상 경과와 신체검사를 통해서 대부분 의심할 수 있지만, 똑같은 증상을 보이는 척수 질환(척수공동증 척수염 종양 등)과 감별하기 위해서는 MRI 검사가 필요하다. 방사선이나 CT 검사를 통해서도 디스크 질환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지만 MRI만큼 정확할 순 없다.

더욱이 척수공동증이나 척수염은 방사선이나 CT로 진단할 수 없다. 디스크 증상과 유사한 척수 질환인 척수공동증은 뇌척수액의 흐름 이상으로 척수 신경에 구멍이 생기는 선천적인 질환으로, 이뇨제 등 약물이 필요하다. 척수염은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제제와 면역억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허혈성 척수병증은 소염제가 오히려 치료를 방해하고, 척추나 척수의 종양은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디스크 질환과 증상이 같다고 진통제만 쓰다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으므로, 증상이 경미해도 정확한 진단 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 디스크 예방하려면

디스크 질환은 사람과 달리 품종 소인이 크므로, 위험도가 높은 품종은 어린 나이 때부터 예방 관리를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살이 찌지 않도록 적절한 식이량과 운동량을 유지하는 것이다. 운동은 뛰지 말고 가벼운 산책으로 평지를 걷는 것이 좋으며, 가능하다면 수영을 하는 것도 좋다. 운동은 규칙적으로 매일 하도록 한다. 몰아서 장시간 걷거나 등산, 계단 운동을 하는 것은 더 큰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절대 피해야 한다.

소중한 반려견의 디스크 예방을 위해 추운 겨울이지만 실내에서 웅크리고만 있지 말고, 반려견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에 나서 가족 모두의 건강을 챙기라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도움말=제일2차동물메디컬센터 이영재 센터장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반려견 디스크  단계별 증상 단계 증상 치료  1 통증 호소하지만 보행은 정상적 단계  낮을수록  약물 치료로  호전 가능 2 통증 있으며 보행 가능하나 다리를 비틀거림 3 보행이 어려우며 도와주면 서 있을 수 있음 4 기립불능(도와줘도 일어날 수 없음), 심부통증 존재 48시간 내  빠른  처치 요망 5 기립불능, 심부통증 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