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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취업한 정신장애인 내모는 편견의 벽

정신장애인 취업률 8.3% 불과, 직장동료 불안감에 심리적 위축

  • 국제신문
  • 송진영 기자
  •  |  입력 : 2018-09-04 18:50:58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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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속기간 대부분 2~3년 그쳐

- 동래직업재활센터 복지사 투입
- 맞춤형 회사 적응 훈련 도와
- 사하구 자매정신요양원서도
- 안정적 취업유지 프로그램 운영
극심한 취업난 속 장애인이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비장애인보다 훨씬 힘들다. 신체 장애가 아닌 정신 장애가 있다면 취업의 문은 더욱 좁다. 정신 장애인의 취업률은 약 8.3%(전체 장애 인구 취업률 36.6%)에 불과하다. 만일 정신 장애인이 어려운 관문을 거쳐 취업했다고 해도 직장 생활은 험난하다. 정신 장애인을 대하는 직장 내 불안감을 극복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조직 적응 및 업무 능력이 남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정신 장애인의 평균 근속 기간은 고작 5년, 이마저도 정부의 통계이지 현장에서는 2, 3년을 넘기지 못하는 실정이다. 부산시와 부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정신 장애인의 직업훈련과 이후 안정적인 직장 유지를 돕는 사업을 지역 복지관 두 곳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정신 장애인의 안정적 직장 유지를 돕는 복지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부산 금정구 동래직업재활센터 소속 복지사가 동래병원의 희망매점에서 정신 장애인의 업무 적응력을 살펴보고 있다. 부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 제공
■‘불안한 직원’이라는 거대한 편견

다소 중한 우울증 등 정신 장애가 있는 직장인 A(여·34) 씨. 컴퓨터로 그래픽 업무를 하는 A 씨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째이지만 직장은 5번째다. A 씨는 “어느 직장에서든 입사 때마다 장애 여부를 밝히면서 ‘당당히’ 취업했는데, 솔직히 숨길 수 있다면 숨겼어야 한다는 후회가 많다”며 “언짢은 반응을 보이면 ‘○○○는 정신병이 있으니 잘못 건드리면 안 된다’는 특유의 분위기가 사무실에 감지된다. 그때마다 너무 힘들어 몇 번 그런 일을 겪고 나면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둔다”고 털어놨다.

정신과 정기 검진을 받는 정신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는 부산의 한 무역회사 대표 강모(46) 씨는 “1년 정도 일을 같이하니 남들보다 업무 능력이 좋아서 계약을 연장하려고 했는데, 현장에서 업무를 같이하는 직원들이 ‘같이 있기 불안하고 겁이 난다’고 기겁을 할 만큼 반대하더라”고 전했다. 강 씨는 “현장에서 업무 호흡을 맞춰야 하는 직원들의 의사나 사무실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재계약은 하지 않았는데, 왜 불안한지를 물었더니 아무도 답을 못 하더라”고 부연했다.

이러한 직장 내 편견과 함께 정신 장애인의 조직 적응 의지도 도외시할 수 없다. 부산의 한 중소기업 인사 담당자는 “막연히 저 직원은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직장 동료가 없지는 않겠지만 정신 장애인 스스로가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우발적으로 퇴사하는 일도 있었다”며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고려할 때 정신 장애인들도 자신을 향한 우리 사회나 직장 내 편견과 불안감을 어느 정도 이해하면서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배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정적 직장 유지, 관건은 적응력

   
부산 사하구 자매정신요양원의 정신 장애인과 복지사가 취업장에서 함께 적응 훈련을 하는 장면.
부산 금정구 동래직업재활센터가 지난해 10월 말 기준 취업 회원 가운데 취업 종결자 11명을 분석한 결과 5년 이상 근속한 회원은 3명, 2년 이내 1명, 1년 이내가 7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이상 근속자는 휴식 필요와 건강상 이유를 퇴사 사유로 들었지만 2년 이내의 퇴사자는 직장 만족도가 높아 계속해서 일하고 싶었지만 계약이 종료돼 원치 않게 일을 그만두게 됐다거나 업무 처리 과정에서 상사와 갈등, 직장 부적응 등에 따른 스트레스로 사직을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년도 안 돼 직장을 그만둔 정신 장애인 대부분은 업무에서 비롯된 조직 적응 실패가 퇴사 이유였다.

부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 강혜주 사회복지사는 “정신 장애인은 자신의 이미지도 상당히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혼자 갈등을 해결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며 “이 때문에 직장에서 자신에게 일어나는 부정적 상황이 ‘내가 정신 장애가 있어서’ 내지는 ‘나를 이해 못 하는 동료와 상사 때문에’ 생긴다고 판단하고 직장을 떠나는 일이 많아 전문가나 전문기관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올해 부산시와 부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동래직업재활센터와 자매정신요양원에서 관련 보급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래직업재활센터는 1년 미만 취업 유지 중인 정신 장애인 5명과 1년 이상 취업 유지 중인 정신 장애인 15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가출(가벼운 출근길) 사업- 미생, 완생을 꿈꾸다’라는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특히 정신건강 사회복지사를 투입해 주말 정신 장애인의 직장으로 찾아가 일대일 맞춤형 직무 적응 훈련을 한다. 훈련은 전화 응대 등 직장 내 생활 예절을 비롯해 직장 동료와의 관계 형성 등 조직 내 갈등 해결과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 필요할 때는 평일 근무시간에도 업무를 보조하면서 적응력을 돕는 직원을 보낸다. 아울러 직장 적응을 위한 정보 공유 차원에서 근속 기간이 5년이 넘는 정신 장애인과 신규 취업한 정신 장애인의 모임도 가동하고 있다.

여성 정신 장애인의 생활(거주) 시설인 부산 사하구 자매정신요양원은 시설 내 만성 정신 장애인 중 취업 욕구가 있는 8명을 대상으로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일자리 알선과 기술 교육이 아니라 취업 이후 직장 내 적응 훈련이 핵심이다. 분노 갈등 스트레스 관리를 시작으로, 직장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갈등 상황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방법을 교육한다.

동래직업재활센터 관계자는 “정신 장애인의 안정적 일자리 마련과 함께 어렵게 구한 일자리의 안정적 유지를 위한 사업이 확대돼 더 많은 정신 장애인이 취업 유지에 도움을 받아 원활한 경제활동을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송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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