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덥고 습한 여름철에 주로 발병
- 가렵다고 긁으면 2차 감염 우려
- 수건 등으로 건조함 유지하고
- 꽉 끼는 속옷 피하고 통풍시켜야
- 너무 자주 씻으면 심해질수도

무덥고 습한 여름철에 많이 생기지만 부끄러워서 주위에 말 못 할 질환 중 하나가 항문소양증이다. 항문 주변이 가렵거나 화끈거리는 질환을 말한다. 항문과 항문 주변은 많은 신경이 분포하고 접히는 부위여서 여러 원인으로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는 매우 예민한 부위다.
■청결·건조 중요…긁으면 안 돼

항문 주변은 습해서 피부염이 잘 생기고, 가려워서 피부를 과도하게 긁으면 피부에 상처가 난다. 손상된 피부는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고 증상이 악화돼 치료가 힘들거나 오래 갈 수 있으므로 손으로 긁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웰니스병원 김병수 대표원장이 항문소양증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항문소양증의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 항문 청결과 건조 관리. 항문 주위 피부를 청결히 하고 건조하게 유지하며 피부를 손상하지 않게 가려울 때 긁지 말고, 씻은 뒤 가볍게 닦고 완전히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 비데를 사용한 뒤 항문과 주위를 완전히 건조해야 한다.

항문 주변 피부의 갈라진 틈새에 낀 작은 이물질까지 모두 빠져나가게 항문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것이 좋다. 청결 못지않게 건조가 중요하다. 수건이나 부드러운 종이로 항문 주변을 부드럽게 두드려주고 선풍기나 드라이기로 말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장시간 앉아 있는 것과 꽉 끼는 속옷을 피하고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는 게 도움이 된다. 너무 자주 씻거나 물티슈를 사용해 주위가 습하게 되면 습진이 생겨 더 가려워질 수 있다.

■원인 질환 치료부터

항문소양증은 항문 주위 직접적인 질환과 여러 가지 알레르기나 혈액순환 장애 같은 전신 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먼저 원인 질환을 파악해 잘 관리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항문소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전신 질환으로는 당뇨, 간 질환, 빈혈, 비타민 결핍증, 만성신부전 등이 있다. 특정 음식과 약물에 의한 알레르기성 질환, 접촉성 피부염, 만성 습진, 피부 감염, 변실금, 요실금, 치핵, 치열, 치루, 농양 등도 항문 소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항문소양증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진단한 뒤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원인이 되는 전신 질환이 있으면 그 질환을 관리하는 게 핵심이다. 항문 주위 피부염이 심한 경우 연고와 약물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직접 원인이 되는 치핵, 치루, 치열, 변실금 같은 항문 질환이 있으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음식으로 예방 가능

원인적 1차 질환을 동반하지 않으면서 커피, 녹차 같은 카페인과 술을 자주 마셔 생기는 경우도 있다. 너무 맵고 자극적이거나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대신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자주 먹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개인에 따라 변비나 설사를 유발하는 음식을 피해야 한다. 항문소양증을 악화시키는 음식으로는 커피, 탄산음료(카페인이 함유된 콜라), 유제품, 치즈, 초콜릿, 견과류(땅콩), 인스턴트 음식 등이 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도움=김병수 웰니스병원 대표원장·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