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10차례 이상 빈뇨증세도
- 염증 질환과 비슷해 진단 필수
- 술·커피·자극적 음식 피해야

50대 주부 박모 씨는 지난달 중순부터 낮에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렸고 밤에는 소변이 자주 마려워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특히 소변이 마려울 때 하복부와 골반, 허리, 회음부가 뻐근하고 압박감과 통증을 느꼈다. 비뇨의학과를 찾았더니 간질성 방광염(방광통증증후군)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빈뇨와 소변 후 잔뇨감, 통증으로 스트레스가 상당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환으로 꼽힌다. ‘간질성 방광염 새로운 진단과 치료’라는 책을 최근 낸 권헌영 맨앤우먼비뇨의학과의원 원장으로부터 간질성 방광염의 특징과 치료법을 알아봤다. 권 원장은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골반통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골반통연구회는 배뇨 장애와 골반통이 동반돼 나타나는 질환에 관한 최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2016년 7월 발족했다.

	맨앤우먼비뇨의학과 권헌영(오른쪽) 원장이 간질성 방광염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감염 없이도 발생

간질성 방광염은 박테리아나 세균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 방광염과 달리 방광 내 여타의 감염 질환 없이 방광 안쪽의 촉촉한 점막이 파괴돼 기능 장애가 일어나는 게 특징이다. 권 원장은 25일 “점막 결손에 따른 요중 칼륨 확산으로 간질성 방광염이 진행된다. 요중 칼륨 농도가 높아져 혈관, 근육, 신경이 손상당하므로 방광의 진행성 위축과 배뇨 증상 악화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방광 용적이 크게 줄어들어 소변을 참지 못하게 된다. 심하면 하루평균 10회 이상 요의(오줌이 마려운 느낌)를 느껴 극심한 정신·육체적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환자의 90%가 여성이다. 여성 요도 길이가 4㎝로 남성 20~23㎝보다 짧아 이 병에 잘 걸리기 때문이다.

■과민성 방광증후군·만성 방광염과 헷갈려

간질성 방광염의 주요 증상으로는 소변이 찼을 때 아랫배나 회음부, 요도의 불편감이 들고 압박감 및 통증을 느낀다. 빈뇨 증상을 동반하므로 과민성 방광증후군으로 오인하기 쉽다. 통증도 동반돼 불응성 만성 방광염으로 오진되기도 한다. 하지만 간질성 방광염은 방광에 소변이 차는 경우 치골 상부에 통증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어 과민성 방광증후군과는 차이가 난다. 소변을 볼 때 직접 통증이 없지만 소변이 방광에 들어차면 그때부터 통증이 발생하고 소변을 보고 나면 통증이 사라진다.

■진단과 치료

여성의 골반 통증은 자궁근종이나 요로결석, 근골격계 이상, 과민대장증후군 등 그 원인이 다양하므로 정확한 병력 청취를 포함한 검사가 필수적이다. 간질성 방광염을 진단할 때 통증 양상, 지속 시간, 위치, 특이사항, 변비 유무, 배뇨 증상 등을 청취한 뒤 소변검사 및 소변세균검사, 요속검사, 배뇨 후 잔뇨검사, 요도방광내시경, 조직검사를 한다. 증상에 따라 펜토산폴리설페이트 같은 약을 먹거나 방광수압확대술 등의 수술로 치료한다. 생활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이뇨작용을 하는 알코올, 인공감미료, 카페인, 탄산음료와 함께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권 원장은 “간질성 방광염은 동반되는 빈뇨와 통증 때문에 과민성 방광증후군, 만성 방광염으로 오인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