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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칼럼] 고양이는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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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6-21 18:49:24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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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고 산 물건을 길에 놓는 사람이 있다. 아니, 일부러 길에 놓으려고 돈을 주고 산다. 길에 놓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수시로 사료와 물을 채우고 청소하며 파손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해 하고 때때로 말다툼도 감내하곤 한다. 아직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생소한 ‘길고양이 급식소’에 관한 이야기다.

   
부산 기장군이 설치한 고양이 급식소. 청사포고양이발자국 제공
길고양이 급식소는 원목 재질의 사각 상자 형태다. 내부에 사료와 물을 안전하게 둘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외부에는 비나 눈을 막을 수 있게 방수 마감이 돼 있다. 이 원목 상자가 뭐가 그리 특별하냐 할 수 있겠지만 자연 속에서 먹이를 구하기 어려운 곳이거나 이제 막 독립한 어린 고양이, 굶주림에 지친 길고양이에게는 더 없이 좋은 안식처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길고양이 급식소가 있으면 고양이가 음식물쓰레기통이나 쓰레기봉투를 뒤지지 않을 수 있다. 급식소가 있는 곳이라면 대개 중성화수술도 같이 진행되므로 번식기 소음도 줄어들 수 있다.

만약 고양이가 모두 사라져 버린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모든 생명은 각각 존재 이유가 있고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는 어디선가 들었을 교훈까지 떠올리지 않더라도 당장 우리 주변의 고양이가 없어진다면 고양이로 인해 눈에 띄지 않던 쥐의 개체 수가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고 새, 곤충, 식물 등 도시 생태계도 무너질 것이다. 어쩌면 이 균형을 다시 맞추기 위해 지금 호랑이나 곰에게 하고 있는 것처럼 고양이 복원사업을 한다고 보호구역을 지정하고 번식 프로젝트를 진행할지도 모를 일이다.

실제 우리나라도 몇몇 지역에서 인위적으로 고양이 개체 수를 줄인 뒤 쥐 떼가 출몰해 거리가 난장판이 되어 포획이 중단된 경우도 있다. 미국 뉴욕시는 늘어나는 쥐 떼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쥐의 천적 고양이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사람만 살 순 없다. 동물을 비롯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게 돼 있다. 산업화를 이루고 문명이 발달함과 동시에 수많은 자연이 훼손됐지만 그나마 우리 주변에 남아 있는 도시 속 야생동물이 멸종되고 훼손되기 전에 지키고 보호해야 사람도 더욱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 도시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고양이 역시 마땅히 아끼고 보호해야 할 존재다. 그뿐만 아니라 대만, 일본은 지역에 살고 있는 고양이를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수입까지 올리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몇 년 전부터 부산시, 의왕시, 종로구, 기장군 등 관공서가 앞장서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키우는 인구도 점점 늘어나면서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도 늘어나고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얼마 전 개봉했던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이라는 영화에 “소중한 것은 대부분 잃어버린 후에야 깨닫는 법이야”라는 대사가 등장한다.

꼭 가족이나 연인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의 이름 모를 꽃과 풀, 고양이도 조금 더 아끼고 보살펴 더는 잃어버린 후에 소중했었다고 기억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무엇보다도 고양이는 당신을 해치지 않는다.

유용우 고양이발자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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