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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인과 요리하고 텃밭 가꾸며 사회 편견 이겨내요

역량 강화 프로그램 다채

  • 국제신문
  •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  |  입력 : 2018-04-24 18:49:14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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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복지관·주민 어울리며
- 도시락 만들어 어르신 돕고
- 수공예 배워 프리마켓 판매
- 리더십 교육 받아 강연까지
-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립

평생 한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에 걸릴 확률은 33.5%, 3명 중 1명은 정신적 이상을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 정신장애인은 해마다 증가해 2016년 말 기준 10만 명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부산시에 등록된 정신장애인은 7683명으로, 이 가운데 시설 및 기관을 이용하는 정신장애인은 2519명인 것으로 파악된다. 1995년 정신보건법 제정 이후 국내 정신보건 정책도 정신장애인의 인권 개선 차원에서 입원치료 중심에서 재활치료와 사회 복귀 중심의 지역사회 내 치료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신체장애인보다 월등한 차별과 편견 속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장애를 숨기면서 은둔하는 정신장애인이 우리 사회에는 많다. 이에 부산시와 부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부산지역 정신장애인의 사회복귀 및 정신장애 영역 실무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보급사업을 펼치고 있다.
   
부산 북구 덕천종합사회복지관의 ‘美(미)·더·덕 이야기 시즌 5’ 프로그램에 참가한 정신장애인과 주민이 요리하고 있다. 각 기관 제공
■‘정신장애인=위험한 존재’ 편견

최근 정신장애인의 범죄가 있으면 이들을 향한 편견, 나아가 공포를 유발하는 언론 보도가 주를 이룬다. 언론에서는 범죄의 원인으로 정신장애를 부각하지만 실제 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은 비장애인보다 현저히 낮다. 대검찰청 범죄분석에 따르면 정신장애인 범죄는 2014년 6301건, 2015년 7016건이 발생했다. 증가한 것이 사실이나 그렇다 해도 전체 범죄의 0.003%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피의자(혹은 피고인)가 정신장애인이라면 범행 동기 등 주변 사정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정신질환’만 주목받는다. 결국, 정신장애인은 사실상 ‘사회와의 격리’가 불가피하다는 차별과 편견 탓에 정신장애 수용시설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만 해 정신장애를 숨기고 시설·병원에서의 치료를 거부하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복지관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복지계는 지역사회와 함께 정신장애인의 치료 및 사회 복귀를 돕는 프로그램의 활성화가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주민과 함께 어려운 이웃 돕는다

   
북구 남산정종합사회복지관의 정신건강 사례관리 실무자 역량 강화 교육.
부산 북구 덕천종합사회복지관은 성인 만성 정신장애인과 가족, 전문가 중심의 자립기반 공동체 구축 프로그램인 ‘美(미)·더·덕 이야기 시즌 5’를 진행한다. 덕천3동 거주 정신장애인 11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나눔 밥상’과 ‘두드림 사업’ 활동이다. 나눔 밥상은 매달 한 번 이상 정신장애인과 주민이 같이 요리에 참여해 점심을 함께하는 활동이다. 두드림 사업은 정신장애인과 주민이 텃밭 활동을 통한 도시농업에 참여해 수확물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는 것이다.
부산 해운대구 반석종합사회복지관도 주민과 정신장애인이 함께 텃밭을 가꾸는 활동과 수공예교실을 진행한다. 수확물과 공예품은 ‘사랑 나눔 프리마켓’에서 지역사회로 환원된다. 또 정신장애인이 요리를 한 뒤 이를 다른 정신장애인 세대에 나눠주는 ‘요리 치료(푸드 아트 테라피)’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부산 서구 아미정신건강센터의 ‘도시락 노크’ 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정신장애인이 요리해 도시락을 직접 만들고, 이를 지역 내 혼자 사는 어르신 등에게 전달하는 사업이다. 단순히 도시락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어르신 등과의 말벗 내지 멘토링 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정신장애인이 멘토가 된다는 점에서 사업에 참여하는 정신장애인에게 상당한 동기 부여가 된다. 배달이 끝난 뒤에는 ‘멘티’들의 어려움을 공유하면서 대안을 모색하는 ‘배달후(後)애(愛)’ 시간도 갖는다.

■지역사회 리더로

   
서구 아미정신건강센터의 도시락 노크 사업 발대식.
늘 교육과 치료의 대상이 되기만 했던 정신장애인을 지역사회의 리더로 양성하는 교육도 주목받는다. 부산소테리아하우스의 ‘정신장애인 자립 생활을 위한 리더 양성 프로그램-저스트 두 잇’이다. 요약하자면 정신장애인이 리더십 교육을 거쳐 학교나 지역 모임, 유관기관에서 이른바 ‘희망 강연회’를 정기적으로 갖는 것이다. 이 사업은 2008년부터 진행된 부산 최초의 정신장애인 모임 ‘침묵의 소리’가 모태다. 2014년 ‘나는 정신장애인 당사자입니다’라는 프로그램부터 부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의 보급사업으로 선정, 5년째 지원받고 있다.

부산 북구 남산정종합사회복지관은 전국에서는 최초로 정신장애만을 특화한 ‘정신건강 사례관리 실무자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한다. 통상 복지관의 사례 관리는 장애 유형의 구분 없이 장애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되지만 이 복지관은 올해부터 정신장애만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실무자 대상의 교육을 시행한다. 부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 관계자는 “정신장애인은 지역 사회는 물론 가족에게도 외면받을 정도로 숨어서 또는 방치된 채 지낸다”며 “대부분 정신장애인은 제때 적절한 치료와 꾸준한 사회적응 교육을 받으면 건강하게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만큼 부산지역 복지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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