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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선배 멘토링·요리교실…장애 있는 부모님 걱정말아요

자녀 둔 장애부모 지원사업

  • 국제신문
  •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  |  입력 : 2018-04-10 19:03:58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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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키우는 지적장애 여성들
- 의사소통 어렵고 주변 편견 탓
- 자녀 성장발달 지장 우려감 커

- 장애인종합복지관 ‘맘드림’ 사업
- 육아해 본 장애여성 멘토로 섭외
- 영도는 식생활 자립·부모 교육
- 사상선 ‘셀프맘, 굿맘’ 서비스 등
- 장애여성 모성권 확보 지원 다채

장애 자녀를 돌보는 부모. 함부로 위로하는 것조차 대단히 조심스럽다. 물론 비교가 될 사안은 절대 아니지만, 그렇다면 자녀를 둔 장애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대부분은 “나 때문에 우리 아이가 놀림감이 되거나 따돌림을 당하면 어쩌나” “엄마가 이래서 미안해”라는 걱정과 푸념 속에 한숨만 내쉰다. 비장애 자녀를 비롯해 장애 자녀를 양육하는 고충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이 같은 장애 부모의 육아 문제는 주목받지 않았다. ‘장애의 대물림 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부산지역 복지관이 사각지대에 있는 장애 부모를 돕는 사업을 펼쳐 주목된다.
   
부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의 ‘여성 지적장애인 맞춤형 부모 역할 코칭, 맘 드림 사업’ 참여자들이 요리 수업을 듣고 있다. 부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 제공
■자녀 성장 걱정에 고개 떨군 부모

뇌병변과 언어 장애가 있는 A(여·41) 씨는 세 남매를 키우고 있다. A 씨의 남편이자 세 남매의 아버지는 지적 장애가 있다. A 씨는 걱정만 한 보따리다. 부모가 말이 서툴다 보니 아이들의 언어 능력에 문제가 있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A 씨는 “숙제를 봐줄 수도 없고 엄마나 아빠가 도움을 주지 못해 아이들에게 한없이 미안하다”며 “둘째와 셋째도 괜히 우리 때문에 아픈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뇌병변 장애가 있는 30대 여성 B 씨는 아이를 갖고 싶지만 망설이고 있다. B 씨는 “아이를 잘 키울 자신이 없고, 제대로 육아를 못해 아이에게 피해가 가거나 엄마 때문에 놀림을 받을까 봐 겁이 난다”며 “아이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임신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만 든다”고 전했다.

부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 따르면 부산시에 등록된 장애 인구는 16만9750명으로, 여성은 41%가량인 6만8546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 지적장애인은 3833명(5.6%)이며, 가임기 여성(15~49세)은 2736명으로 파악된다. 전국 여성 지적장애인의 78% 이상이 자녀가 있고, 이 가운데 77%는 ‘본인의 장애로 인해 자녀 성장에 지장이 있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도 나왔다. ‘자녀와의 의사소통이 어려워서’라는 응답이 31.7%로 가장 많았고, ‘주위 편견·시선’이 19.3%로 나타났다. 다른 복지관의 실태 조사 결과 여성 지적장애인은 ‘양육의 두려움’보다 ‘장애의 대물림’을 더 걱정하고 있었다.

■‘육아 선배’의 멘토링 사업 잇따라

   
한 참여자가 실내 수납 전문가의 도움으로 정리정돈 실습을 하는 장면.
부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자녀 양육 경험이 있는 성인 여성 신체장애인 8명이 자녀가 있는 성인 여성 지적장애인 8명의 멘토가 돼 육아 경험을 공유하는 ‘여성 지적장애인 맞춤형 부모 역할 코칭, 맘 드림(mom dream)’ 사업을 진행한다. 신체장애인 멘토가 비장애인 여성보다 거부감이 덜하고, 장애 부모의 입장이어서 한층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멘토와 멘티는 요리 청소 등 가사 관리부터 가족 문화·여가 활동까지 수시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영도구장애인복지관의 ‘행복 커뮤니티, YD(영도) 패밀리’ 사업도 눈길을 끈다. ‘성인 여성 지적장애인의 부모 역량 강화를 위한 맞춤형 지원체계 구축 프로젝트’라는 부제가 붙은 이 사업은 자녀가 있는 성인 지적장애 여성과 비장애인 여성이 멘토-멘티가 돼 양육 ‘기술’을 전수하는 서비스다. 2016년 복지관의 ‘여성 지적장애인 식생활 자립을 위한 요리 프로그램, 독립 삼시세끼’가 이 사업의 모태다. 한 여성 지적장애인은 “그동안 자장면만 시켜줬었는데, 수업을 통해 난생처음 직접 김밥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싸주니 엄마가 된 기분”이라는 후기를 남겼다. 특히 올해는 주제별 상황극을 통해 매번 달라지는, 달라져야 하는 부모의 역할을 교육하는 세부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사상구장애인복지관은 임신 중인 지적장애인까지 대상을 넓혀 ‘셀프 맘, 굿 맘’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여성장애인의 모성권 확보와 자녀 양육의 사각지대 지원을 통한 건강한 가족 지지체계 강화 프로그램이다. ‘좋은(good) 엄마’가 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준비를 지원하고, 이를 통해 여성장애인이 ‘스스로(self)’ 임신 출산 양육 과정의 결정권을 존중받아 모성권을 확보하자는 사업이다. 복지관 관계자는 “선배 엄마들이 후배 엄마들에게 1 대 1로 제공하는 육아 정보는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얻는 정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것으로, 정보 취득이 여의치 않은 여성 지적장애인에게는 더더욱 필요하다”며 “가사도우미, 활동 보조인 파견 등 단기적이고 보조적인 지원을 넘어 부모의 역량을 강화하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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