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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칼럼] 수의학은 동물·인간 공존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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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3-29 18: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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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청 동물보호팀! 고생한다고 격려해주는 시민과 똑바로 하라는 시민들의 엇갈린 전화를 받으며 동물정책 수립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펫칼럼을 써달라는 신문사 원고 청탁을 받고 부산시 동물정책의 주요 대상인 반려견과 고양이가 아니라 다른 이야기를 할까 한다. 이야기의 주제는 수의학은 어디로 갈까? 나는 수의학 석사도, 박사도 아니지만 왜 거창한 주제에 궁금증을 느끼는 걸까?

   
야생 독수리를 치료하는 강신영 수의사.
많은 학부모가 수의사이자 공무원인 나를 만나면 던지는 질문은 “아이가 동물을 좋아해서 수의학과를 가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갈 수 있을까요?”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내가 대학에 입학할 때와 달리 요즘 수의학과는 반려동물 가구 1000만 명 시대를 맞아 선망의 대상이 되는 학과로 부상했다. 너도나도 수의학과를 졸업하면 좋은 동물병원을 개원하고 개와 고양이를 진료하기 위해 임상 수의사가 되려 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이 시대의 트랜드를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 근무하면서 겪었던 소중한 경험을 이 자리를 빌려 소개하면서 이런 학부모의 질문에 해답이 아닌 반문으로 대신하려 한다.

2014년 어느 겨울 독수리 한 마리가 날개를 심하게 다쳐 에코센터에 내원했다. 야생동물 특성상 다친 상태에서도 포획되지 않으려고 버티다가 결국 붙잡히면 치료 시기를 넘기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독수리의 상태도 그랬다. 거기에 나의 실수가 더해져 날개를 절단해 죽음에 이를지도 모를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일주일 후 기적이 찾아왔다. 독수리는 사람과 달리 2m가 넘는 날개의 골절과 가골 형성으로 절단된 뒤 남은 상완부 근육은 아무런 괴사도 없이, 봉합 흔적도 없이 거짓말처럼 쾌유한 것이 아닌가? 사냥을 잘 할 거라고 생각되는 독수리는 사실 전혀 사냥을 못 한다. 토끼를 함께 넣어도 사냥은커녕 도망을 다닐 정도다. 이처럼 독수리는 죽은 동물만 먹는다. 소화력이 뛰어난 것일까? 부패한 동물의 사체를 먹어도 소화 장애가 없고 상처의 회복력도 남다른 이유는 뭘까? 당시 믿기지 않는 독수리의 치료 과정을 보고 이런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벌거숭이두더지쥐
최근 IT 기업 구글이 인간 수명을 500년까지 늘리겠다며 추진한 비밀 연구 프로젝트의 성과가 처음 나왔다. 벌거숭이두더지쥐의 늙지 않는 비결을 밝혀내 인간 수명 연장에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고릴라와 인간의 DNA는 98.6%가 동일하다. 단 1.4%의 차이로 우리는 스스로 동물을 인간과 동등한 존재로 생각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의학의 토대를 이루는 생물학 전체가 ‘우리 인간이 동물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지난 1월 겨울방학 때 수의사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강의한 적이 있다. 생명 진화 40억 년의 역사 속에서 제각기 발전한 생명체에게서 정말 배울 게 없는 것일까? 우리가 동물을 보호하고 공존을 말하는 이유가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은 아닌지 곰곰이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강신영 부산시 농축산유통과 동물보호팀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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