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선기 구청장 이례적 참석
- 올바른 펫티켓 문화 정착 목적
- 혐오vs반려 갈등해소 필요 지적

“역시 (잘 사는) 해운대구니까.” “사람도 먹고살기 어려운데….”

	지난 9일 부산 해운대구 문화복합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반려동물 개(犬)념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백선기 해운구청장, 이웅종 연암대 동물보호계열 교수, 김애라(왼쪽 두 번째부터)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대표가 토론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백선기 부산 해운대구청장은 부산지역 16개 구·군 가운데 최초로 구청에 동물보호팀을 신설해 반려동물정책을 선도적으로 펴는 데 대한 주민들의 엇갈린 시선을 이렇게 표현했다. 부산 해운대구가 지난 9일 오후 3시 재송동 문화복합센터 대강당에서 개최한 ‘해운대 반려동물 개(犬)념 토크콘서트’에서다. 이 자리에서는 백 구청장과 ‘원조 개통령(개 대통령)’ ‘국민 반려견 아빠’로 불리는 이웅종 연암대 동물보호계열 교수, 김애라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대표가 패널로 나서 반려동물, 유기동물, 길고양이 문제에 관한 해결방안을 토론했다. 올바른 ‘펫티켓(반려동물 에티켓)’ 문화를 형성하려고 구청장이 참석하는 행사를 기획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반려동물 1000만 가구 시대를 맞아 반려동물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백 구청장은 “노인 인구, 1인 가구가 느는 데 비례해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 또한 증가하는 추세”라며 “아파트에서 반려동물을 놓고 생기는 입주민 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반려동물이 목줄을 하지 않은 상태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애견공원을 조성하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혐오시설이라는 주민 민원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대구는 올바른 펫티켓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공동주택(아파트) 반려견 운동장인 ‘몽실구장 지원사업’과 ‘찾아가는 펫티켓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김 대표는 길고양이들이 발정기에 아기 울음소리를 내고 추위를 피해 따뜻한 아파트 보일러실에 들어간 뒤 전깃줄을 건드려 정전 사태를 초래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성화 수술(TNR)’과 함께 ‘길고양이 급식소’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대표는 “길고양이 급식소를 만들어 먹이와 식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면 보일러실에 들어가는 문제를 슬기롭게 풀 수 있다”며 “길고양이를 골칫거리로 여기는 데서 벗어나 인간과 공존하는 방안을 찾는 쪽으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언론매체에 반려동물 이슈가 소개되면 반려동물을 충동 구매하거나 입양해 기르다가 아프다든지 예상하지 못한 비용이 생기면 쉽게 버린다”며 “반려동물을 기르기 전에 아플 때도 끝까지 책임질 수 있을지, 정기적으로 산책을 시켜줄 수 있을지 신중히 검토해야 유기동물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