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자세로 오래 서있는
- 교사·매장 직원 발병률 높아
- 혈전증 등 합병증 전에 치료

- 의료보험 적용 혈관제거 수술 등
- 고장난 정맥 없애버리는게 원칙
- 수술 후 쉴 수 있는 입원실 운영
- 수익 10% 기부·해외의료봉사도

다리 혈관이 울퉁불퉁해서 치마나 반바지를 입지 못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 하지의 정맥 판막이 손상되면서 심장으로 돌아가는 혈액이 역류하면서 발생하는 하지정맥류 환자들이 그렇다. 이들의 다리에는 거미줄 모양의 실핏줄이 보이거나 정맥이 밖으로 튀어 나온다. 이 질환은 교사, 매장 직원처럼 한 자세로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에게 잘 생긴다. 하지정맥류는 단순히 보기 싫다는 미용상 문제뿐 아니라 장기간 방치하면 혈액 순환과 심장에 무리를 줘 혈전증 같은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울산청맥외과병원 강병완 병원장이 혈관초음파 장비로 하지정맥류 환자의 상태를 검사하고 있다.

울산청맥외과병원은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 2명이 혈관초음파, 4세대 1940 나노미터(nｍ) 레이저 같은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하지정맥류를 특화해 치료하고 있다. 이 병원은 부산 청맥외과의원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함께 연구하고 최신 수술법을 공유하고 있다.

■맞춤형 치료로 발본색원(拔本塞源)

	하지정맥류 사례

이 병원은 하지정맥류가 재발하지 못하도록 질환 자체 치료에 충실히 하고 있다. 강병완 병원장은 4일 “환자 입장에서 의사가 다소 힘들어도 병이 재발하지 않지 않게 근본원인을 뿌리 뽑는 복합치료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합치료란 혈관경화요법, 정맥발거술(냉동수술), 레이저 시술, 고주파 시술, 최신 생체접착제(베나실) 시술 같은 치료법 중 한 가지를 고집하지 않고 몇 가지 치료법을 동시에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강 병원장은 복합치료를 군인에 비유했다. “전쟁터에 나간 군인이 총은 물론 수류탄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무기를 써야 이길 수 있습니다.”

치료법은 크게 고장 난 혈관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정맥발거술과 고온으로 고장 난 혈관을 태워 막아 피가 흐르지 않게 하는 레이저 및 고주파 치료법으로 나뉜다. 최근 혈관에 생체접착제를 넣어 막아버리는 치료법도 나왔다. 강 병원장은 “레이저나 고주파 치료는 혈관을 뽑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막아서 피가 흐르지 않게 하는 것이어서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열려 재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하지정맥류 치료는 고장 난 정맥을 정상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없애는 것’이라는 이 병원의 치료 원칙이 깔렸다.

환자마다 혈관의 상태가 달라 특정 치료법만 고집하면 치료 효율이 떨어지므로 환자 맞춤형 치료법이 필요하다. 도형동 병원장은 “혈관 지름이 크면 레이저 치료법으로는 혈관이 잘 막히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혈관 지름이 작은 경우 수술적 치료가 곤란할 수 있어 환자의 혈관 상태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 중심 이인위본(以人僞本)

	수술을 하는 강병완 병원장.

이 병원 진료실에는 ‘이인위본(以人僞本)’이 크게 적혀 있다. ‘세상 모든 것의 근본은 사람’이라는 공자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강 병원장은 “환자 본인이 자신의 병에 관해 정확하게 아는 게 중요하므로 환자 1인당 검사 및 상담 시간을 40분~1시간으로 충분히 잡고 하루 수술 환자도 2, 3명으로 제한한다”고 말했다.

이 병원이 환자가 수술한 뒤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귀가하지 않고 병원에서 1박 2일 편하게 쉬면서 회복할 수 있도록 1인실 위주의 30병상을 운영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이 병원은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의 진료비 부담이 적은 정맥발거수술을 많이 하고 있다. 정맥발거술과 달리 레이저와 고주파 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병원 수익 10% 사회 환원·열공

	네팔 의료봉사

이 병원은 ‘이인위본 ’이라는 병원 운영 철학에 따라 수익 10%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강 병원장은 개원 직후인 2015년 1억 원 이상의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하는가 하면 바쁜 일정을 쪼개 네팔, 스리랑카 등 해외의료봉사는 물론 울산지역 외국인노동자 진료 등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강 병원장은 “병원이 재정적으로 안정되고 나서 기부하면 늦을 것 같아 개원과 동시에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해 매달 일정 금액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강 병원장과 도 병원장은 부산 청맥외과의원 의료진과 함께 ‘하지정맥류 혈관 내 소작 레이저 및 고주파 치료’를 번역·출간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