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기침 잦거나 TV 볼륨 높이고
- 어제 일을 기억하지 못하신다면
- 치매 등 건강 위험신호일 수도
- 활동량 적고 걸음걸이 느리다면
- 퇴행성 관절염도 의심해 봐야
- 흔한 노화 과정이라 넘기지 말고
- 무얼 드셨는지 등 구체적 질문을
긴 추석 연휴 기간 오랜만에 부모님을 찾아 뵙는다면 자식들이 꼭 확인해야 할 게 있다. 부모님의 건강 상태다. 예전과 달리 잔기침이 잦거나 자식들의 이야기를 잘못 듣고 여러 번 되묻는 경우 대부분 흔한 노화 과정으로 여기고 무심코 넘기기 쉽지만 위험신호일 수 있다. 국제신문이 영남노인병학회·부산가정의학회의 도움을 받아 ‘추석 때 부모님 건강 체크 포인트 7개’를 정리했다.
1. 건강검진은 언제 했나요?
연로하신 부모님은 자식들보다 훨씬 질병에 취약하고 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기본 건강 상태는 건강검진을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는 자식들은 직장검진 등 다양한 검진의 기회가 있지만 부모님은 의외로 검진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다. 우리나라는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씩 암 검진, 생애전환기 검진을 포함한 국가 검진으로도 최소한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2. 어제 저녁은 어떻게 드셨나요?
이 질문에는 두 가지 건강 상태를 알아볼 수 있다. 첫째는 평소 식사 양과 내용에 관해 알아본다. 식습관만 봐도 영양 상태와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 식사를 잘 챙겨 드시는지, 한 끼를 때우는 부실한 식사를 하지 않으시는지 알아보는 게 중요하다. 둘째, 치매는 증상이 심해지면 평소에 알고 있던 길이나 사람도 잘 알아보지 못한다. 그러나 초기 치매는 대부분 단기기억, 다시 말해 최근 일들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어제 저녁 식사에 관한 물음에 잘 대답하지 못하고 최근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면 치매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갑자기 체중이 10%가량 줄거나 늘었다면 암·당뇨병이나 신장·심장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3. 약의 개수를 세어 보세요.
연세가 드신 부모님들은 고혈압, 당뇨, 관절염 등 여러 질환으로 많은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약을 잊어버리고 먹지 않거나 오히려 먹었는지 기억나지 않아 더 먹기도 한다. 진료예정 날짜보다 약이 많거나 적다면 약을 잘 챙겨 드시지 못하는 증거이므로 약 봉지에 크게 복용 날짜를 적어 두자.
4. 시력, 치아, 청력을 살펴보세요.
안경 도수는 2년에 한 번씩 시력검진을 한 뒤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기적으로 안과를 찾아 녹내장, 백내장, 황반변성이 생기지 않게 미리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 전화로 대화하기 힘들거나 TV 볼륨을 크게 하면 노인성 난청을 의심해볼 수 있다. 치아 건강을 위해 치과에 정기적으로 가서 검사를 받는 게 좋다.
5. 종일 무엇하면서 지내시는지요?
시골에 계신 연로하신 부모님들은 디스크, 관절염 등으로 바깥 활동을 못 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집안에서 지내는 분이 많다. 특히 홀로 되신 부모님은 TV를 벗 삼아 대부분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면 근골격이 약해지고, 낙상이나 골절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지역 주민자치센터나 노인복지관, 보건소에서는 어르신을 위한 다양한 건강프로그램이 있다. 프로그램 대부분이 무료나 실비로 운영되고 있지만 정확한 정보가 없어 이용하지 못하기 일쑤다. 집 주위에 기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중 부모님께 도움이 될 만한 프로그램을 찾아드린다.
6. 요즘 기분 어떠세요?
연로하신 부모님들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잘 드시지 못하고, 즐거운 일이 없고 재미있는 일도 없다고 흔히 이야기한다. 노인성 우울증은 다양한 증상으로 표현될 수 있다. 우울하거나 흥미를 상실하는 등 흔한 우울증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7. 주로 가는 병·의원은 어딘지요?
연로하신 부모님들은 각종 질환으로 병·의원을 자주 찾는다. 주로 가는 병·의원의 이름과 부모님 건강을 책임지는 주치의 이름을 알아두면 부모님의 건강이나 질병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긴 연휴 기간 부모와 같이 주로 가는 병·의원 진료를 한 번 따라가서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도움말=한성호 동아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영남노인병학회 이사장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