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들은 하루 대부분을 실내, 특히 진료실에서 보내기 때문에 계절의 변화에 비교적 둔감한 경우가 많다. 가려움증, 눈물, 충혈, 눈곱, 결막부종의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갑자기 늘어나면 꽃 피는 춘삼월이 왔구나 하고 생각한다. 사실 알레르기 특히, 봄철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는 추운 겨울에서 기온 상승하고 만물이 깨어나는 기쁨을 느끼기 전에 여러 가지 알레르기 증상으로 고통을 겪는다.

알레르기 결막염을 유발하는 물질은 매우 다양하다. 봄철의 꽃가루, 먼지, 동물의 비듬, 집 진드기, 곰팡이, 풀, 음식물, 비누, 화장품 등이 있다. 이런 물질에 접촉하면 가려움증, 결막부종이 나타나고, 끈끈하고 실 같은 점액성의 분비물이 나온다. 원인이 되는 물질은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사람들이 가려워서 눈이나 눈 주위를 비비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좋아지는 듯하지만, 오히려 가려움증이 심해지고 2차 감염을 유발해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증상이 심하면 비비지 말고 얼음으로 냉찜질하면 다소 진정된다. 알레르기 증상이 심한 사람은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시기에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 외출 후에 반드시 의복을 털고, 샤워하도록 한다. 실내를 자주 청소해 먼지를 털어내고, 침구를 햇볕에 말리고 털어 집 진드기를 없애주는 것도 방법이다.

황사가 심해지는 계절에 결막염과 함께 안건조증도 눈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 중 하나다. 건조증 증상은 이물감, 충혈, 가려움, 눈곱, 시력 감퇴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생긴다면 혹시 덥고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 있었는지, 사무실에서 얼굴 쪽에 바람을 계속 쐬고 있었는지, 혹은 컴퓨터 스마트폰 TV를 장시간 보고 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무의식중에 눈을 깜박거려서 안구 표면에 눈물을 지속해서 공급해주므로 이런 생활 습관으로 눈의 깜박거림이 줄어들면 문제가 생긴다. 이 같은 환경에 노출됐는지 살펴보고, 만약 있다면 환경을 개선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전에는 건조증을 단순하게 눈물 부족에 따른 질환으로 생각했으나, 요즘은 일종의 염증 반응으로 인식해 여러 가지 치료법을 적용하고 있다. 눈물층은 점액층 수성층 지방층 등 3개 층으로 이뤄졌고, 각기 분비되는 곳도 다르다. 사람에 따라 건조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다르므로 치료 효과가 없으면 추가 검사를 통해 치료를 달리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눈꺼풀에 염증이 있어 눈물층, 특히 지방층에 영향을 주는 경우 안검마사지를 통해 피지를 배출하거나 항생제 등으로 염증을 제거하면서 안약을 사용하면 효과가 있다. 안건조증은 질병이 아니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 천 냥 하는 몸 전체 중 구백 냥인 눈을 소중히 다룰 필요가 있다.

신동효 더참안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