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흉곽호흡 하는 요령 '들숨 짧게'
- 내쉴 땐 한숨 쉬듯 깊게 내뱉아
- 갈비뼈 절로 벌어지는 느낌

- 'A'자 다리모양 사이드 스플릿
- 다리 선 예뻐지고 균형감각 향상
- 동작마다 몸이 바로 펴지는 기분

- 롱박스 활용한 허리 강화 자세
- 허벅지를 바닥에 닿지 않게 들면
- 엉덩이 긴장감 유지 뒤태 살아나

필라테스 수업이 이어지면서 '겉보기보다는 운동 효과가 있구나' 생각한 계기가 있었다. 아침에 이를 닦다가 나도 모르게 뒤로 빠진 골반을 말아 넣으려고 배에 힘을 주고 있는 걸 발견했을 때다. 거울 앞에 서서 어떻게 하면 흉곽을 옆으로 열 수 있을까 자꾸 연습해 보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좋지 않은 자세를 교정하려면 끊임없는 반복만이 답인데, 필라테스를 배우면서 현재 내 몸이 바른 자세를 하고 있지 않다는 걸 깨달으면서 변화가 찾아왔다. 그러고 나니 '어떻게 하면 바로잡을 수 있을까'하는 쪽으로 자연히 관심이 갔다. 필라테스를 배우면서 얻은 가장 큰 성과였다.

양 발을 벌리고 서서 허벅지 안쪽에 집중하며 골반을 바른 자세로 하는 사이드 스플릿. 다리는 지탱할 수 있는 만큼만 내려가면 된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필라테스 수업을 할 때 가장 먼저 시작하는 것이 리포머에 누워서 양발로 풋바를 밀어내며 아래위로 움직이는 슬라이드다. 전혀 힘들지 않아 보이지만 흉곽 호흡을 하면서 골반을 제자리에 두고 다리 동작까지 동시에 하려면 어느새 목 뒤에 땀이 축축하다. 다음이 양발 또는 한 발로 풋바를 밀어내며 몸을 위로 띄우는 점프 동작이다. 몇 번만 반복하면 허리가 뻐근하다. 남구 대연동 JH요가앤필라테스 임지원 강사는 "허리가 자꾸 리포머에서 떠서 그렇다. 그래서 다리와 발끝을 좀 더 올리라고 하는 거다. 다리를 높이면 저절로 허리가 바닥에 좀 더 가깝게 되므로 골반을 제자리에 두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기자처럼 골반이 뒤로 빠져 있는 사람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라 의식적으로 배꼽을 등 쪽으로 당긴다는 생각으로 골반을 위로 밀어야 한다.

흉곽 호흡을 좀 더 쉽게 하려면 코로 들이쉬는 호흡은 좀 짧게 하되 내뱉는 호흡을 끝까지 길게 가져가야 한다. 내쉴 때 입술을 "오, 호"하는 식으로 모양을 만들지 말고 입술에 힘을 빼고 편안하게 약간 벌린 상태로 한숨 쉬듯이 하면 더 쉽고 깊게 내뱉을 수 있다. 갈빗대가 옆으로 넓적하게 벌어지는 느낌을 조금 더 느낄 수 있다. 임 강사는 혼자서 필라테스 호흡만 열심히 해도 운동 효과가 보일 정도로 필라테스의 흉곽 호흡은 무척 중요하다고 했다. 골반저근을 쓰는 것도 수업 내내 반복했다. 골반저근을 쓰면 자연히 아랫배가 들어가므로 배에 힘이 들어가고 허리의 하중 부담을 줄여 통증도 적게 한다.

롱박스 위에 엎드려서 양 팔에 스트랩을 걸고 허벅지를 들어올리면 등과 엉덩이 등 뒤태를 탄력있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김성효 기자

수업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도구가 추가됐다. 롱박스를 활용한 동작은 척추기립근과 허리 강화에 효과가 있다. 직사각형의 손잡이가 달린 롱박스를 리포머 위에 올려 숄더팩에 붙여 둔다. 그 위에 배를 깔고 눕는데 롱박스 맨 끝에 흉곽이 닿게 하고 양다리는 쭉 펴서 롱박스에서 허벅지가 약간 띄워지게 다리를 든다. 양손에는 스트랩을 끼우고 코로 숨을 마시고 입으로 내쉬면서 스트랩을 뒤로 당긴다. 자연히 뒤태가 예뻐지는 느낌이 든다. 엉덩이와 허벅지, 허리와 등 전체에 긴장해야 자세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랩을 뒤로 당길 때도 귀에서 어깨가 가장 멀어진다는 느낌으로 해야 한다.

이어서 사이드 스플릿 자세로 넘어갔다. 한 발은 풋바 아래 두고 한 발은 리포머 위에 둔 상태로 똑바로 서서 양쪽 발만 반대 방향으로 밀어주는 거다. 다리가 알파벳 A 대문자 형태처럼 되는 자세다. 할 수 있는 만큼 아래로 내려가면 된다. 바닥이 움직이는 위에 한 발을 딛고 서 있는 셈이니 균형감각도 자연히 좋아진다. 허벅지 안쪽에 많은 힘이 들어가서 다리 선도 예뻐진다.

무릎을 꿇고 앉은 상태로 팔에 스트랩을 걸고 등과 팔에 집중하면서 양 팔을 들어올린다.

등과 팔에 집중할 수 있는 자세도 배웠다. 양발을 숄더팩에 대고 지지하면서 무릎을 꿇고 상체를 세워 앉은 상태에서 양손에 스트랩을 건다. 손바닥을 몸의 앞쪽으로 보게 한 뒤 등의 날개뼈 사이를 멀게 하면서 양손을 귀까지 사선 위쪽으로 들어 올린다. 내릴 때는 양 손바닥을 바닥으로 향하게 해서 어깨가 딸려 올라가지 않게 하면서 천천히 움직인다. 팔 위쪽의 라인과 등, 허벅지 앞쪽에 집중할 수 있는 자세다. 스트랩을 걸지 않았다면 좀 더 팔이 가벼웠겠지만 스트랩으로 더 긴장과 하중을 주어 운동 효과를 높인 것이다.

필라테스 수업의 마지막은 롤다운이다. 선 상태로 머리부터 바닥 쪽으로 내려가며 등을 둥글게 하고 무릎은 약간만 굽혀 손바닥을 바닥에 닿게 한다. 그 상태로 들이쉬고 내쉬면서 몸을 도로 펴 주는데 골반은 계속 앞으로 밀어주되 척추가 아래에서 위로 하나씩 펴진다고 생각하면서 맨 마지막에 머리를 든다.


# 임 강사가 전하는 운동효과

- "무릎 재활차 입문…이젠 계단도 쉽게 오르내릴 수 있어"
- 무릎 주변근육 강화 통증 줄여
- 몸매 관리에 골프 비거리 향상

임지원 강사에게 왜 많은 운동 중 필라테스를 택했느냐고 물었다. 임 강사는 "발레를 전공했고 워낙에 몸을 많이 써서 그중에서도 무릎이 특히 아팠다. 연골이 거의 없는 상태라 추운 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하면 통증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 무릎 재활을 위해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 선택에 아주 만족한다"고 했다.

임 강사가 전하는 필라테스의 운동효과로 무릎 연골을 재생할 수는 없지만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해 무릎 통증이 아주 많이 완화됐다는 거다. 이처럼 필라테스는 무용수나 운동선수들이 재활과 통증 완화를 위해 입문하는 만큼 일반인들도 배우다 보면 일상적인 통증이 많이 나아진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필라테스 수업을 듣기도 한다. 몸을 정교하게 쓰고 무리 없이 장타를 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란다. 땀을 흠뻑 내는 활동적인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좀 낯설 수 있지만 자세 교정이나 만성적인 허리통증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권할 만하다.

그러면서 그에게 필라테스의 효과를 어디서부터 느낄 수 있느냐고 묻자 몸통의 부피가 줄어드는 것을 제일 먼저 알아챌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골반을 제자리로 가져다 놓으니 허리 통증이 영 덜해진단다.

임 강사는 "엎드려뻗쳐 있는 것 같은 동작에서 수강생들은 복부의 힘이 없어 주로 팔과 다리, 어깨로 체중을 지탱한다. 그래서 다음 날 팔다리의 근육통으로 고생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팔다리는 몸통에 달린 것이지 몸통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복부와 호흡을 지속해서 강조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