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을 뻗어 미트를 받아쳤을 때
- 약간 저릿했지만 마찰음 '짜릿'
- '내가 제대로 친 거구나' 뿌듯

- 복근·플랭크 운동도 함께 참여
- 고난도 자세에 온몸 부들부들

- 팔 뻗었다 접는 동작 무한반복
- 팔뚝살 단단해지는 게 느껴져

-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어
- 수강생들 운동 재미에 푹 빠져

다이어트 복싱 수업을 한 주에 2, 3회는 받겠다는 결심을 지키기도 쉽지는 않았다. 오전 10시에 진행되는 수업인 데다 집에서 버스를 탄다면 20여 분이 걸리는 거리라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운동은 시간이 나면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내서 해야 하는 것이라는 말이 정말 다가왔다. 정작 도착하면 운동을 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음악에 맞춰 저절로 몸이 움직여졌다. 20초 운동하고 10초 쉬는 타바타 방식에 그에 맞는 타바타 음악이 주는 효과였다.

미트 치기의 기본은 목표물을 끝까지 보고 끊어치는 거다. 제대로 맞으면 미트와 글러브의 타격음이 체육관을 울릴 정도로 경쾌하게 난다. 임경호 프리랜서 limkh627@kookje.co.kr

그간의 가장 큰 성취라면 미트 치기에서 들었던 경쾌한 소리다. 그야말로 '파팡!' 하며 미트와 내 글러브가 내는 타격음이 체육관을 울렸다. 6개월 이상의 경력자에게서 들었던 것만큼 깨끗한 소리였다. 원투 펀치로 미트를 치는 과정에서 오른손을 길게 뻗어 쳤을 때 약지의 손톱이 저릿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절로 입꼬리가 올라가며 속으로 '오!'하는 감탄사가 나왔다. '내가 제대로 친 거구나' 하고 깨달을 수 있었다. 아이박스클럽 초읍점 홍효식 관장은 "끊어치기를 제대로 해서 그런 거다. 목표물을 정확히 끝까지 보면서 주먹을 뻗어서 닿는 순간 팔을 거둬들이면 제대로 된 파열음이 난다"고 했다. 그는 "끊어치기의 개념을 몸으로 잘 이해한 것 같다"며 기자를 북돋워 줬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팔이 아프다는 생각이 사라졌다.

글러브를 끼고 자세를 잡으면 없을 때보다 좀 더 힘들다. 글러브가 무거워서라기보다는 우선은 손이 덥고 주먹을 잘 쥐어야 하므로 손아귀에 힘이 들어간다. 홍 관장은 손에 너무 힘을 주면 안 된다고 하지만 의식적으로 좀 힘주어 주먹을 쥐지 않으면 엄지손가락이 풀려서 자꾸 글러브 밖으로 튀어나오려고 했다. 네 손가락이 한데 들어가 있는 위로 엄지손가락을 올려 감싸 쥐어야 하니 손아귀에도 힘이 들어갔다. 지난번에는 엄지손가락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엄지손톱이 약간 부러졌다. 주먹을 왜 제대로 쥐어야 하는지 경험으로 알게 된 셈이다.

어퍼컷은 팔이 직각이 되게 해서 올려친다.

주먹을 올려치는 어퍼컷도 배웠다. 다리는 지난번처럼 앞뒤로 움직이면서 팔꿈치를 직각으로 올려치는 거다. 이 역시 올려치는 주먹 말고는 항상 턱을 가리고 있어야 한다. 펀치를 치고 난 뒤 기본자세로 돌아와야 하는데 펀치에만 신경을 쓰면 기본자세가 흔들린다. 계속 뛰어서 다리에 힘이 풀리고 집중력도 떨어지려고 하지만 항상 기본 동작을 잊어서는 안 된다.글러브를 낀 상태로 복근 운동도 추가됐다. 엎드려뻗쳐한 상태에서 팔힘을 길러주기 위해 한쪽 팔을 들어 바닥을 지탱하고 있는 팔의 어깨를 살짝 터치하는 동작을 양팔로 번갈아 한다. 엉덩이를 너무 위로 들지는 말고 등을 평평하게 편 상태로 지탱하며 버티니 자연스레 배에도 힘이 들어갔다. 한쪽 어깨를 살짝 치는 동안에는 한쪽 팔로만 온몸의 무게를 받아내야 하니 팔과 몸에 힘이 들어갔다. 이어지는 동작은 플랭크. 몸의 중심이 되는 코어 강화에 이만한 운동이 없다. 그런데 이걸 다이어트 복싱을 배우러 와서 글러브를 끼고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양 팔꿈치를 땅에 대고 허리를 펴서 다리도 발끝으로 지탱한다. 40초가 지나니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한다. "자, 1분 버팁니다. 배에 힘을 줘야 할 수 있어요." 홍 관장의 말에 곁을 슬쩍 보니 아무도 자세에 변동이 없다. 저절로 어금니를 앙다물고 버티게 된다. 이런 게 여럿이 하는 단체 운동(GX:Group Excercise)의 장점이다. 혼자였다면 진작에 무릎으로 땅을 짚었겠지만 '다들 하는데 나라고 못할까' 하는 마음이 도움이 된다.

엉덩이만 땅에 대고 다리와 등을 들어 버티면 복근의 힘이 길러진다.

아무래도 팔을 많이 썼더니 어깨 위쪽의 근육이 뻐근하다. 지난번보다 옆구리나 허벅지는 괜찮았다. 오히려 펀치 때문인지 등과 팔이 뻐근했다. 이 동작을 계속하면 항상 고민이었던 팔뚝 살도 변화가 있을 듯했다. 주먹을 쥐고 펀치를 뻗었다 팔을 접는 동작을 하면서 오른 팔뚝을 만져보면 근육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 이게 반복되면 두부처럼 출렁이던 팔뚝 살이 단단해지는 데는 분명히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복싱 동작과 피트니스 운동을 번갈아 하면서 운동효과를 높인다.

마지막 시간이라 수강생들에게 타바타 음악과 방식을 활용한 다이어트 복싱의 매력에 대해 들어봤다. 체육관의 원년 멤버 최은봉(여·35·부산 부산진구 연지동) 씨는 "무엇보다도 음악이 매력 있다. 20초간 집중해 운동하고 10초간 숨을 돌리니 '나도 이 정도면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올해 3년째인데 한 달도 쉬지 않고 운동하고 있다"며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올해가 2년째인 윤정은(여·44·부산진구 연지동) 씨는 "남편이 워낙 술을 좋아해 체중조절을 하라고 보냈는데, 정작 내가 재미에 푹 빠졌다.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는 감기도 거의 걸리지 않는다. 면역력과 체력이 좋아지는 걸 느낀다"며 주변의 지인에게도 강력하게 권한다고 했다.

기자가 직접 해보니 땀을 많이 내는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양손 엄지를 치켜들 만큼 추천하고 싶다. 운동 초보자라도 어려움 없이 시작할 수 있고 지속하는 재미가 있는 운동이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