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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발 안 먹혀…언제 멎을지 모를 심장, 인공펌프로 생명 불어넣어라

심장병 기계적 치료

  • 국제신문
  •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  |  입력 : 2017-01-16 19:25:39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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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증 심부전 환자 심장마비 위험 급증
- 맥박 너무 느리거나 빠른 부정맥은
- 인공심장박동기·삽입형 제세동기 이식
- 좌우심실 불균형 땐 재동기화치료기

- 대상자 대부분 고령, 망설이다 사망
- 건보 적용돼 저렴…치료 서둘러야

심장은 우리 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펌프 역할을 한다. 심부전증(heart failure)은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져 중요 장기와 조직에 필요한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심장이 제 기능을 못 하면 혈액순환이 안 돼 폐나 간 등의 장기에 물이 차서 숨이 차고 소화가 안 된다고 느끼며 신발을 신기 어려울 정도로 다리가 붓는다. 또 심장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양의 혈액이 모이면서 심장이 커져 심장의 펌프 기능이 더 나빠진다. 심부전증 환자는 심장의 박동이 정상보다 느리거나 빠르게 뛰는 부정맥을 가진 경우가 많고, 중증 심부전증 환자는 심실성 부정맥에 의한 심장마비로 사망하기도 한다. 약물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중증 심부전증 환자 중 일부는 전기적 치료를 제공하는 이식형 의료기기를 이용해 심장마비를 막고 심장의 펌프 기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이식형 심장전기치료기

   
중증 심부전증 환자의 심실재동기화치료기 이식 전후 심장의 크기 변화. X레이(위)와 심장초음파 검사(아래) 결과 좌심실의 크기가 10개월 만에 지름 9㎝에서 6㎝로 줄었다. 왼쪽이 기계 이식 전의 심장.
전기적 치료를 제공하는 이식형 의료기기에는 인공심장박동기, 삽입형 제세동기, 심실재동기화치료기 등 세 가지가 있다. 이식형 심장전기치료기기는 기본적으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배터리와 전기를 심장까지 전달하는 전극선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맥박이 1분에 40~50회 미만으로 느리게 뛰는 서맥성 부정맥 환자는 인공심장박동기 치료가 필요하다. 정상 맥박은 1분에 50~100회. 인공심장박동기는 전극선을 통해 느리게 뛰는 심장에 전기 자극을 보내 적절한 심장 박동 수를 유지해 어지럼증이나 실신을 막아준다.

중증 심부전증 환자 중 일부는 맥박이 1분에 100회 이상으로 너무 빨리 뛰는 심실성 부정맥에 의해 심장마비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삽입형 제세동기는 환자의 심장 박동을 24시간 감시하다가 심실성 부정맥이 발생하면 순간적으로 강력한 전류를 흘려보내 심장마비로부터 환자의 생명을 지켜준다. 중증 심부전 환자 중 일부는 심장 내 전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좌, 우 심장(좌심실, 우심실)이 조화롭게 뛰지 못해 심장의 펌프 기능을 더 악화시킨다. 좌, 우 심장에 각각 전극선을 넣어 좌, 우 심장이 조화롭게 뛰도록 조절하는 장비가 심실재동기화치료기다. 심실재동기화치료기는 삽입형 제세동기의 기능도 지녀 심부전증 환자의 심장마비를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심장의 펌프 기능을 근본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

■시술 및 사후 관리

인공심장박동기는 성냥갑만 한 크기로 국소 마취한 뒤 가슴 위 피부를 5~6㎝ 절개해 전극선과 배터리를 넣고 봉합한다. 삽입형 제세동기나 심실재동기화치료기의 배터리는 인공심장박동기보다 약간 더 크다. 150g가량. 배터리가 있는 부분의 피부가 조금 튀어나온 것 외에는 외견상 별다른 표시가 나지 않고 일상생활에도 불편이 없다. 시술 후 3~6개월마다 정기점검을 받게 돼 있다. 이식형 심장전기치료기는 고가의 장비이나 예전과 달리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부담금은 장비 가격의 5%에 불과해 경제적 부담 없이 시술을 받을 수 있다.

■몸에 기계부착 거부심리 걸림돌

심부전증 환자를 치료할 때 흔히 사용하는 지표 중 하나가 좌심실구혈률. 심장으로 들어온 피를 다시 심장 밖으로 내보내는 비율을 뜻한다. 좌심실구혈률이 30% 이하인 중증 심부전증 환자의 연간 사망률은 10% 안팎에 달한다. 좌심실구혈률의 정상치는 55~75%. 확장성 심근병증에 의한 중증 심부전증이 발병한 환자 A(69) 씨는 5년간 몇몇 병원에서 약물치료를 받았으나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서 지난해 1월 동아대학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하루에도 수십 회의 심실성 부정맥이 발생해 심장마비가 임박한 상태였다. 심장의 펌프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심실재동기화치료기 이식을 받자마자 숨이 차던 것이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심장마비를 유발하는 심실성 부정맥도 없어졌다. A 씨의 좌심실구혈률은 시술 10개월 만에 15%에서 30%로 개선됐고 좌심실의 지름은 9㎝에서 6㎝로 줄었다. A 씨의 성공적 치료 사례는 대한심장학회지에 논문으로 실릴 예정이다.

동아대병원 심혈관센터 박종성 교수는 "A 씨처럼 약물치료가 듣지 않는 중증 심부전증 환자는 이식형 심장전기치료기로 심장마비를 예방하고 심장의 펌프 기능을 회복할 수 있으나 대상자들이 대부분 고령이어서 시술을 망설이다가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계적 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전환을 강조했다. 약물로 연명하며 언제 쓰러질지 몰라 불안하게 사는 것보다 이식을 통해 심장마비와 심부전증의 진행을 막는 것이 현명하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도움말=박종성 동아대병원 심혈관센터·순환기내과 교수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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