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이라는 말은 한의사가 아닌 일반인들도 이제 흔히 사용하는 친숙한 단어입니다. 체질이란 사람에 있어서 유전적인 소인과 환경 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되는 타고난 몸의 종합적인 성질을 의미합니다.

동의보감의 첫 구절에도 '품(稟)'이라고 해서 부모로부터 기질을 내려받았다는 의미의 단어를 사용, 사람마다 형상이나 장부가 다르니 비록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같을지라도 체질에 따라 치료방법은 달리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음양기혈(陰陽氣血)의 불균형 상태는 크게 음허체질과 양허체질로 구분합니다. 음허체질은 음혈(陰血)이 허약한 경우로, 쉽게 말해 물(水)이 부족한 체질입니다.

음허체질의 특징은 체형이 비교적 야위고 살이 잘 안찌는 편으로 얼굴색은 다소 어두우면서 더러 붉어지거나 화끈거리고 열이 오르기도 합니다. 입이나 입술이 마르고 구강궤양이나 구내염이 잘 생기고 갈증을 많이 느껴 찬 음료를 마시는 것을 좋아합니다. 혀 색깔이 붉고 맥은 가늘고 빠른 맥상이 나타나며 성격은 자주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는 유형입니다. 또 변비가 생기기도 하고 소변이 진해지며 혀 색깔이 붉은 것이 특징입니다. 한마디로 마른체형의 열이 많은 사람들에게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음허체질은 물이 부족해서 허열(虛熱)이 나타나는데, 인체에서의 한의학적인 물의 개념은 땀과 혈액과 림프액, 조직액 그리고 호르몬이나 소화효소액 등을 모두 포함한 개념입니다. 이러한 진액이 부족한 음허체질은 물이 부족해서 상대적으로 마치 열이 많은 것처럼 얼굴이 잘 달아오르는 허열이 나타나게 됩니다.

음허체질은 우선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찜질이나 사우나를 자주하거나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은 좋지 않고 밤에 온도를 높여 자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음허체질은 또 성격이 급하거나 예민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화를 자주내거나 지나친 스트레스와 걱정거리, 불안증, 과로 등이 체질적인 불균형을 더욱 가중시키기 때문에 마음을 잘 다스리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체는 밤에 잠을 자는 동안 음혈을 보충하기 때문에 수면시간을 충분히 가져 음혈을 잘 보충하도록 해야 합니다. 야간 활동이 많아지고 수면이 부족해지면 음혈이 소모되고, 이 음혈이 끊임없이 소모되면 자연히 음허가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음허체질로 바뀌게 돼 건강의 적신호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보음보혈(補陰補血)하는 한약처방과 함께 당귀, 지황, 자하거, 녹용 등의 약침치료를 병행하면 음허체질을 개선하는데 크게 되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나한의원 원장·한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