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장마가 짧고 무더위는 길었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오면서 그간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보양식을 찾고 있다.

허나, 특정 보양식을 먹고 어떤 이는 기력이 회복되지만 어떤 이는 소화가 안 되거나 복통설사가 나기도 한다.

사람 사이에도 궁합이 있듯 체질별로 궁합이 맞는 음식이 있기 때문이다.

한의학에는 '식약동원(食藥同原)'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음식과 약은 그 뿌리가 같다'는 뜻이다. 음식과 약은 출발이 같으나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와 질병치료에 나타나는 효과에 따라 구분이 된다는 것이다.

결국 음식도 몸에 맞으면 약이고, 몸 상태가 나쁠 땐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므로 체질에 맞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음인은 신대비소(腎大脾小)라 하여 아담하고 체격이 작다. 성격이 주로 내성적이고 몸이 차고 추위를 많이 타기 때문에 되도록 따뜻한 음식을 먹되 시간에 맞춰 소식(少食)해야 된다.

대표적 보양식으로는 삼계탕과 보신탕. 닭고기나 인삼 모두 따뜻한 성질을 가진 것들이다. 기운이 없고 입맛이 떨어졌을 때 먹으면 식욕을 촉진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여 기력을 되찾게 해 주는 보약이 된다.

소양인은 비대신소(脾大腎小)라 하여 상체가 발달하고 하체가 약하다.

활동적이고 성격이 급한 편이다. 몸에 열이 많고 더위를 참기 힘들어한다. 특히 맵고 짠 음식은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 보양식으로 전복, 복국, 수분 많은 과일 채소. 이 음식들은 성질이 서늘해 몸에 열이 많으면서 과도한 땀 흘림으로 인해 허약해진 소양인의 보약이 된다.

태음인은 간대폐소(肝大肺小)라 하여 허리 부위가 발달하고 안정감이 있어 보인다. 태음인은 소화기능이 좋기 때문에 과식이나 폭식을 하는 경향이 있으며, 신진대사의 순환이 활발하지 못해 살이 찌기 쉽고 호흡기 계통이 약한 사람이 많다.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의 성인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은 태음인은 과식을 피하고 유산소 운동으로 순환을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보양식으로는 쇠고기 육개장과 장어탕. 무 도라지 연근 등의 식재료를 곁들여 먹으면 허약한 폐의 기능을 보충할 수 있다.

태양인은 폐대간소(肺大肝小)라 하여 가슴 윗부분이 발달하고 목덜미가 굵은 반면 허리 아래 부분은 약하다.

기운이 위로 상승하기 쉬워 기운이 맑고 평탄한 음식이나 맛이 담백해 쉽게 소화 흡수되는 지방질이 적은 해물류나 채소류를 복욕하는 것이 좋다. 잉어나 붕어탕, 문어 등이 대표적인 보양식이다.

체질별로 궁합이 맞는 음식을 적절히 섭취하면 부족한 기운을 보강하여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다.

평소 균형 있는 영양섭취를 하되 기력이 떨어질 때는 체질에 맞는 보양식으로 영양을 보충하고 여기에 적당한 운동과 휴식을 병행한다면 건강한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다.

부산대한방병원 사상체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