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학에서는 폐, 비, 간, 신 등 네 장부의 크기에 따라 체질을 구분한다. 체질별로 작은 장부의 기능이 떨어지면 질병이 생기는데, 이 작은 장부의 기능을 유지하고 보충하는 원동력을 생명을 보호하는 중요한 기운이라는 의미의 보명지주(保命之主)라 한다. 보명지주를 잘 유지하는 것이 사상의학적 질병 예방과 치료의 핵심이 된다. 체질별로 소화기능, 대변, 소변, 땀 등 4가지 지표로 정도를 파악한다.

소양인은 비장이 크고 신장이 작은 반면, 소음인은 신장이 크고 비장이 작다. 비장은 음식을 소화시켜 열기를 생산하는 역할을 하고, 신장은 노폐물을 내보내 몸을 깨끗하고 시원한 상태로 유지시킨다. 신장이 작은 소양인은 몸에 열이 많은 뜨거운 냄비형 체질이어서 몸을 식혀주는 음청지기(陰淸之氣)를 보충해야 한다.

소양인은 몸 안의 열기가 대변을 통해 잘 빠져나가야 건강하다. 변비가 생기거나 매일 보더라도 가늘고 묽어지면 질병의 신호가 된다. 비장이 작은 소음인은 소화기가 약하고 추위를 많이 타는 냉장고형 체질이라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양난지기(陽暖之氣)가 보명지주이다. 소화기능이 건강의 지표인 셈이다. 소화가 잘 안 되고 자주 배가 아프고 설사하면서 손발이 차면 양난지기를 보충해야 한다.

태음인은 간이 크고 폐가 작은 반면 태양인은 폐가 크고 간이 작다. 간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폐는 에너지를 순환시켜 발산하는 역할을 한다. 폐가 작은 태음인은 에너지를 몸에 쌓기만 하고 신진대사 순환이 활발하지 못해 몸이 붓거나 살이 찌기 쉬운 물먹은 스폰지형 체질이라 에너지를 발산하는 호산지기(呼散之氣)가 보명지주이다. 태음인은 땀을 통해 노페물을 잘 배출해야 건강하다. 태음인은 다른 체질보다 고혈압, 고지혈증 등 성인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 과식을 피하고 유산소 운동을 통해 호산지기를 보충해야 한다. 간이 작은 태양인은 에너지가 나가기만 하고 축적이 안 되는 마른 장작형 체질이어서 에너지를 저장하는 흡취지기(吸聚之氣)를 보충해야 한다. 몸에 에너지가 충분하면 소변이 많이 생성돼 소변량이 많고 그 색이 맑아야 건강하다. 만일 태양인이 소변량이 줄면서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음식물을 넘기기 어려우면 호산지기를 보충해야 한다.

'셀프' 건강주치의가 되려면 우선 사상체질 전문의를 통해 자신의 체질을 진단받아야 한다. 체질에 따라 소화기능, 대변, 소변, 땀의 상태를 평소 세밀하게 체크, 자신의 건강지표가 잘 유지되는지 살펴보자. 만일 이상신호가 보이면 체질별 보명지주를 보충하는 생활습관과 시의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부산대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