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동무 프로그램. 북한에 관한 OX 퀴즈를 하거나 남한 어린이들과 북한이탈주민이 함께 어울리는 행사를 진행한다.

- 탈북민 대한 인식개선 사업
- 탈북민 대상 상담·체험활동
- 해운대복지관 함께 진행

"북한에서는 가족여행이 흔한 풍경이 아니다. 여행허가서를 발급받아야 하고 여행할 수 있는 지역은 친척 등 지인이 있는 장소로 한정돼 있다."

북한이탈주민 A 씨가 전하는 북한의 사정이다. 여행허가서 발급이 '하늘의 별 따기'인 만큼 사실상 여행이라는 개념이 북한에는 없다고 한다. 인권 개념도 마찬가지. 북한에는 인권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어 북한을 탈출하고 나서야 인간이 누려야 하는 기본 권리들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북한에서의 힘겨운 생활과 길게는 수년씩 걸리는 북한 탈출 과정에서 겪는 모진 여정에 북한이탈주민들은 심한 정신적 고통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안고 산다.

부산 해운대종합사회복지관은 우리 주변의 북한이탈주민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마련하고 있다. 2년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운영 지식을 쌓아 프로그램의 내실을 다져나가고 있다. 그 내용을 들여다봤다.

■ 어깨동무 사업

한국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운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사업이다. 프로그램의 대상은 남한 주민. 남한사람의 북한이탈주민에 관한 인식을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지난해 사업을 시행하며 얻은 성과가 커 올해는 규모를 확대했다. 작년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센텀고교 학생들은 현재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해운대종합사회복지관 송이화 과장은 "어깨동무 사업을 통해 학생들의 북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북한이탈주민도 우리와 동등한 인격을 가진 주체라고 인식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올해 어깨동무사업에 참가하는 학교는 3곳(송정초등, 반송중, 동서대) 400여 명에 달한다. 북한에 관한 영상 시청 등 교육과 남·북한 주민이 함께 모여 걷기대회나 북한음식 만들기 체험을 진행한다.

송 과장은 "북한 주민이 남한 체제에 적응하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작년부터 시행한 어깨동무 사업처럼 남한 사람의 인식을 개선해나가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하지만 남북한 정세 등 북한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게 문제다. 학교 섭외 중 퇴짜를 놓은 곳도 많다"고 아쉬워했다.

어깨동무 사업은 현재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으로부터 15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 희망&허브 사업

	'희망&허브 프로그램'에 북한이탈주민이 가족 단위로 참여해 뜨개질 하고 있다. 해운대종합사회복지관 제공

정신적 고통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안고 사는 북한이탈주민을 치유하기 위한 사업이다. 미술치료사의 심리상담, 가족체험활동으로 구성됐다. 현재 미술치료사는 주 2회 북한이탈주민이 거주하는 곳을 방문해 심리상담을 진행한다.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하는 북한이탈주민의 고충을 해결한다. 송 과장은 "치료를 거친 주민은 속이 후련하다고 평가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가족협동프로그램은 오는 11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울산대공원 관람, 원예 활동, 가족 북아트 만들기 등이다. 가족여행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접하기 때문에 북한이탈주민의 반응이 좋다고 한다.

'희망&허브'사업은 부산시 지원금 500만 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송 과장은 "심리 상담은 지속해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운영 방식은 1년 중 특정 기간을 정해 진행하기 때문에 사업이 단절돼 완전한 치유가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