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터넷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았다. 1994년 미국의 한 기자가 무릎에 통증이 있어 뉴욕 내의 병원 5곳을 방문했는데 놀랍게도 각각의 평가 방법과 치료 과정이 모두 달랐다고 한다. 깜짝 놀란 그는 "이렇게 치료에 일관된 가이드라인조차 없는 직종을 어떻게 전문직이라 부를 수 있는가"라는 내용의 글을 기고하여 큰 파장을 일으켰다고 한다.

사실 미국과 같은 의료 환경에서도 치료의 이상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특히 인터넷 등에 범람하고 있는 검증되지 않은 상업적 건강정보와 잘못된 의료정보로부터 건강을 지켜나가기 어렵다. 과연 어떤 정보가 정확한 건강정보라고 할 수 있을까?

이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일반인 1만7822명을 대상으로 건강정보전문사이트에 대한 인터넷 설문조사를 한 결과 건강 정보 획득 방법으로 응답자 중 58.89%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인터넷 사이트에 이어 광고 매체, 이메일(e-mail), 가족 추천, 의사 추천, 도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의사 등 전문가의 직접적인 추천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낮았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도 비슷하여 미국 여성의 약 25%가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건강이나 의료 관련 사이트를 접속한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들 인터넷 사이트가 제공하는 정보가 신뢰할 수 없으며 일부는 오히려 그릇된 것으로 지적되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국민에게 필요한 건강, 의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국가 건강정보포탈 (http://health.mw.go.kr)을 새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는 2007년부터 보건복지부와 대한의학회 및 148개 전문의학회가 공동으로 질병정보 등 다양한 건강정보 콘텐츠를 쉬운 용어와 풍부한 사진자료, 애니메이션 등을 이용하여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발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통해 잘못된 의료서비스 이용, 약물오남용 등 국민의 건강위협 요소들이 크게 감소되고, 불필요한 건강 염려나 과다한 의료비 지출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바른 정보란 가장 많은 증거를 가지고 있는 정보이다. 의사를 위한 증거 기준 치료를 살필 수 있는 사이트로는 pubmed MEDLINE (http://www.ncbi.nlm.nih.gov/pubmed), ovid-medline (http://www.ovid.com), WPRIM (http://www.wprim.org), KoreaMed (http://www.koreamed.org), Kmbase (http://www.medric.or.kr) 등이 있다. 국내의 임상진료지침 정보센터 (http://www.guideline.or.kr)에서 올바른 임상진료 지침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정보 사회에서는 정보의 양이 지식의 높이가 된다. 많이 쌓을수록 지혜가 커진다. 근대의 시작은 남의 지식을 내게 쌓을 수 있다는 신념의 출현과 함께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의 누적이 결국 혼란이 되고 홍수가 된다면, 그것을 지혜롭다고 할 수 있을까. 양질의 정보와 쓸모 없는 정보 사이를 단순히 개인의 통찰력과 지식 만으로 걸러내긴 쉽지 않은 일이다. 믿을 수 있는 필터가 더욱 절실한 이유이다.

이지현 메리놀병원 류마티스내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