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점

- 3D 영상 10~15배 확대, 정교한 수술 가능해 절개부위·출혈도 적어

# 단점

- 긴 수술시간·보험 미적용, 효과 입증자료 부족해 안전성 논란 일기도

# 지역 현황

- 동아대 로봇수술센터 '원조'
- 해운대백병원 100례 돌파
- 동남권원자력의학원도 개소

수술이라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사람들은 수술복을 입은 여러 명의 의료관계자들이 환한 조명 아래에서 함께 힘을 모아 시술을 하는 장면을 연상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형 병원들을 중심으로 이런 모습들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분주한 손놀림이 오가던 수술실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고, 의사는 환자 가까이에 서 있지도 않다. 그럼에도 모든 수술은 차질없이 이뤄지고 있다. 로봇수술 기법의 도입때문이다.

■인간 능력의 한계를 뛰어 넘을까

고가 의료비 등 여러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로봇을 이용한 수술은 이제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사진은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로봇수술을 하는 모습.

로봇수술은 말 그대로 로봇을 이용해 수술을 하는 것을 일컫는다. 의사는 환자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수술용 카메라와 로봇팔을 조종하며 시술을 한다. 이 수술법이 국내에 도입된 것은 2005년이다.

사용되는 장비는 '다빈치 로봇수술기(DaVinc Robotic Surgery System)'다. 미국의 인튜이티브 서지컬사가 독점생산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로봇수술의 장점으로 여러가지를 들고 있다. 우선 개복수술을 할 필요가 없어 절개부위가 크지 않고 출혈도 적다는 점이 거론된다. 그만큼 수술 전후 통증이 줄어들고 회복이 빠르다는 것이다.

손을 이용할 때와 달리 미세한 수술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로봇수술의 좋은 점으로 언급된다. 의사는 3차원 입체영상을 통해 환부를 10~15배로 확대한 상태에서 로봇을 동원해 시술을 하기 때문에 아주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이전까지 가장 진화한 수술법으로 알려져 있던 복강경 시술의 경우 환부를 3~5배로 확대한 평면 화면으로 볼 수 있었다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게다가 로봇의 팔은 운동범위가 넓은 데다 다양한 각도로 조종이 가능해 기존의 수술도구가 들어갈 수 없는 곳까지 살필 수 있다. 즉 치료의 사각지대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또 다빈치에는 손의 떨림을 보정해주는 기능까지 있어 일반 수술 때 시술자의 실수로 인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까지 줄여준다.

로봇을 이용하면 직접 환자의 수술을 집도할 때와 달리 의사의 피로도가 줄어든다는 것도 이점으로 꼽힌다. 이전과 달리 의사는 콘솔이라는 로봇조종석에 앉아 입체영상을 보면서 원격으로 수술을 하기 때문에 노동강도가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로봇수술에 대해 이같은 칭찬의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로봇수술이 국내에 들어온지 몇년이 되지 않은 까닭에 그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뚜렷한 자료가 아직 없다는 점을 제기한다. 안전한 수술방법이라고 할 만한 객관적인 결과가 축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로봇수술=만능'이라는 공식은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수술시간이 길고 비용이 비싸다는 점 역시 풀어야할 문제다. 특히 로봇수술은 보험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수술보다 비용이 몇배 더 들어간다. 또 현재 로봇수술기는 한 회사에서 독점생산하는 고가의 장비인데다 유지비도 많이 들어 병원으로서도 그 비용을 환자에게 떠맡길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 있다. 로봇수술이 대형 병원들의 수익창출을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서병조 해운대백병원 로봇수술센터센터장은 "일부 비판적인 시각과 논란도 있지만 장점이 더 많기 때문에 몇가지 문제만 해결되면 앞으로 로봇수술이 대세로 자리를 잡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전망했다.

■명성 높이고 있는 지역 병원들

로봇수술기의 부대 장비.

부산에서는 동아대병원이 로봇수술의 '원조'다. 이 병원은 2007년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로봇수술센터의 문을 열었다. 2005년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로봇수술이 국내 최초로 시행되자 곧바로 다빈치 수술기를 도입했다.

센터장인 성경탁 교수(비뇨기과)는 외과 영역에서 로봇수술을 시행한 국내 1호 의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병원은 부산 경남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로봇을 이용해 방광암과 전립선암, 신장암, 신우요관암, 부신암 등 비뇨기계 5대 암의 수술에 성공하기도 했다. 갑성선암 절제 로봇수술도 수도권을 제외하면 동아대 병원에서 처음으로 이뤄졌다.

해운대백병원도 로봇수술 분야에서 괄목한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로봇수술을 시행한 8개월만인 지난 3월 시술 100회를 돌파했다. 병원 측은 올해 안에 로봇수술 200회를 달성해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운대백병원은 특정질환에 쏠리지 않고 다양한 진료과에서 로봇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이 병원은 최근 열린 '로봇수술 100례 기념 심포지엄'을 통해 로봇수술이 기존의 복강경 수술 등에 비해 수술 중 출혈량, 수술 후 입원일수 등 여러 면에서 우수했다는 점을 연구결과로 발표하기도 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도 지난 11일 로봇수술센터(센터장 이완)를 개소하고 본격적으로 이 분야에 뛰어 들었다. 이에 앞서 지난 달에는 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로봇 폐암절제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는 부산 경남지역에서는 최초다. 의학원은 앞으로 로봇을 이용한 수술 범위를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의학원은 최근 로봇 수술기종 중 가장 최신형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다빈치S 3D HD'를 도입했다.

도움말=동아대병원·해운대백병원·동남권원자력의학원 로봇수술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