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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벽 실감…‘포스트 류현진’ 키워야 韓야구 산다

2026 WBC 결산

  • 박혜원 기자 phw000713@kookje.co.kr
  •  |   입력 : 2026-03-15 19:40:33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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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강서 도미니카에 0-10 콜드패
- ‘17년 만에 8강’ 성과에도 과제 多
- 투수 없어 노경은 등 노장 등판
- 외인 의존 ‘젊은 피’ 육성 소홀 탓

17년 만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기적’을 쓴 한국 야구 대표팀이 4강 진출에 실패하며 세계 무대의 높은 벽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특히 마운드를 책임질 젊은 투수 부족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지난 14일(한국시간) 미국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WBC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준준결승전에서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7회 말 심판의 콜드게임 선언으로 0-10으로 끝났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도미니카공화국과 치른 2026 WBC 준준결승에서 0-10으로 콜드 패했다. ‘초호화 군단’으로 불리며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도미니카공화국의 화려한 타격 쇼와 탄탄한 마운드 앞에서 한국은 단 한 점도 내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 선발 출전한 류현진(한화 이글스)은 40개의 공으로 1.2이닝 10타자를 상대해 3피안타 3실점(3자책) 2사사구 1삼진을 기록했다. 1회 말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지만 2회에 제구 난조를 보였다. 선두 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볼넷 출루로 시작해 2루타를 비롯한 안타를 얻어맞아 3실점 했다. 이후 노경은(SSG 랜더스)이 바통을 이어받아 2회 실점 위기를 극복했지만 3회에 연이은 안타를 허용해 2실점 했고, 곧이어 등판한 박영현(kt wiz)도 세 타자를 상대해 2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다.

4회 말부터 고영표(kt)와 조병현(SSG), 고우석(디트로이트 산하 마이너리그)이 1이닝씩 삼자범퇴로 처리했으나 승부의 추가 이미 기운 이후였다. 0-7로 끌려가던 7회 말에는 소형준(kt)이 2아웃 후 오스틴 웰스(뉴욕 양키스)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해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포진한 도미니카공화국을 이기기 쉽지 않았지만 1점도 내지 못하고 맥없이 무너진 한국은 다시 한번 세계 무대에서 실력을 확인했다. 특히 이번 WBC 예선과 8강전을 통해 드러난 ‘투수 부족’ 문제는 한국 야구 절체절명의 숙제로 떠올랐다.

대표팀은 대회 전부터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문동주(한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 부상으로 승선하지 못해 마땅한 선발진을 꾸리지 못했다. 이에 지휘봉을 잡은 류지현 감독은 류현진(38)과 고영표(36) 등 베테랑에게 중책을 맡겼다. 대표팀 최고참인 노경은(42)은 한국 투수 중 유일하게 조별리그부터 5경기 모두 등판했다. 한국 야구의 선발 투수층이 얼마나 허약한지 여실히 드러난 대목이다. 8강전에서도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손주영(LG트윈스)을 대신해 류현진이 선발로 나서는 상황이 빚어졌다. 큰 경기를 짊어질 젊은 투수가 부족하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한국의 이번 대회 조별리그 팀 평균자책점(ERA)은 4.50으로 20개 팀 중 12위였다. 도미니카공화국에 콜드게임패를 당한 뒤에는 5.91로 치솟았으며 5경기에서 10홈런 22볼넷을 기록했다. 과거 한국 야구가 국제 대회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철옹성 같은 마운드였다. 2006년 1회 WBC에서 한국은 ERA 2.00으로 전체 1위에 올랐고 2009년 2회 대회에서는 3.00으로 4위였다. 2013년 3회 WBC에서는 1라운드 탈락이긴 했지만 2.08로 준수했다.

이 같은 현상은 프로 구단들이 외국인 투수에 기대면서 젊은 투수 육성에 소홀했던 것의 결과물로 분석된다. KBO리그 개막전 선발 투수를 외인 선수들이 꿰차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사이영상’으로 불리는 최동원상도 최근 8시즌 중 7시즌을 외인 투수가 받았다. 2026 WBC를 통해 한국 야구가 가능성과 한계를 확인한 만큼 올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2027년 프리미어12,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등 잇따른 국제 대회를 앞두고 부족한 점을 하루빨리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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