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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KPGA 최고령 우승 비결은…아버지 김용희 감독의 꾸준한 응원

할머니 만류에 야구 대신 골프, 父 유니폼 입고 트로피 ‘번쩍’

  • 임동우 기자 help@kookje.co.kr
  •  |   입력 : 2025-11-03 19:19:13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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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을 때까지 골프 선수 하고파”

40대 무관의 골퍼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재호(우성종합건설)는 KPGA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끝까지 골프채를 놓지 않았던 건 아버지 김용희 롯데 2군 감독의 응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김용희(오른쪽)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의 유니폼을 입고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김재호. KPGA 투어·롯데 제공
김재호는 지난 2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끝난 KPGA 투어 렉서스 마스터즈에서 최종 2언더파 286타를 기록하고 연장전에서 극적인 우승을 거머쥐었다. 투어 데뷔 18년 만이자 210번째 출전한 정규 투어에서 첫 승을 따내는 순간이었다.

KPGA 투어에서 만 40세 이후 첫 승을 달성한 건 김재호가 통산 여덟 번째다. 동시에 1982년 1월생인 그는 43세 9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해 최고령 기록을 새로 썼다.

김 감독은 투어 대회가 열린 여주를 찾지 않았다. 대신 TV로 아들 경기를 지켜봤다. 아들이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대회에 집중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김재호가 연장전에 접어들자 김 감독은 긴장된 마음으로 끝까지 지켜봤다. 김재호는 연장 첫 홀인 18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으로 보냈다. 김재호는 4명 중 유일하게 버디를 잡아 우승을 확정 지었다. 그는 ‘99번 김용희’가 적힌 롯데 유니폼을 입고 나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재호가 처음부터 골프채를 잡았던 건 아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보며 야구 선수를 꿈꿨다. 야구에도 재능이 있었다. 그를 말린 건 다름 아닌 할머니였다. 아들 김 감독이 선수 생활을 하며 크고 작은 부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다. 손자도 야구를 하다가 다치자 할머니가 만류해 김재호는 야구를 그만뒀다.

공교롭게도 김재호는 야구 덕분에 골프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는 1993년 김 감독이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마이너리그팀 코치 연수에 동행했다. 김재호는 카트를 운전하는 재미로 아버지와 함께 골프장을 찾았다. 자연스레 골프에 흥미가 생겨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골프채를 쥐었다. 김 감독에게서 물려받은 탁월한 운동 감각으로 1999년 고등학교 3학년 때 세미 프로테스트에 한 번에 붙었다.

출발은 순조로웠지만 우승의 영광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KPGA 입회 후 최고 기록은 2012년 KPGA 선수권 공동 2위와 2019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준우승이었다.

김 감독은 운동 선배로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선수는 평소 평정심을 지켜야 한다. 승부가 시작되면 기가 중요하다”며 “기술적인 부분은 말해주지 못해도 운동과 멘털 관리에 대해 꾸준히 조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우승은 단순히 타이틀을 딴 것보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자신감과 경험을 얻어 더욱 값지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아들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김)재호는 워낙 성실하다. 평소에도 훈련을 안 빼먹는다. 각종 체력 테스트를 해도 20대에 뒤지지 않는다”며 “멘털 관리를 잘해 앞으로도 오래 선수 생활을 하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첫 승 숙원을 푼 김재호도 앞으로 오랫동안 선수로 필드에 나서는 게 목표다. 김재호는 “친한 동료 선수들에게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에 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며 “PGA로 가는 퀄리파잉스쿨이 없어져 미국 진출이 좀 어려워졌다. 그렇다면 죽을 때까지 골프 선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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